냥냥펀치 몇 방으로 곧 접수해 버렸지.
새로운 고양이 용품을 들일 때마다 녀석의 경계가 심했다. 언니와 나의 옆에 꼭 붙어 있거나 털을 세우고 꼬리를 부풀린다. 우리가 보기엔 별 것 아닌 것에 예민한 것이 귀엽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다. 경계심을 없애주기 위해서 새 물건을 툭툭 건드리고 때려보기도 하면서 위험하지 않은 것을 알려준다.
첫 시작은 나의 드라이기였다. 방바닥에 앉아 머리를 말리는데 문 바깥쪽에서 예민한 표정으로 드라이기를 쳐다보는 녀석. 드라이기가 나에게 해코지라도 하는 듯 달려와 내 손에 들려있는 드라이기를 몇 번씩 쥐어박고 도망가곤 했다. 몇 번의 응징(?)을 끝내고 난 후 드라이기가 안전한 물체라는 것을 확신한 녀석은 더 이상 드라이기 소리를 듣고 달려오지 않았다. 가끔은 방바닥에 있는 드라이기에 꾹꾹이도 해보고 턱을 받치고 낮잠도 잔다. 서열 정리가 끝났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