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ETF가 뭐냐고 물었다.

by 젠틀LEE


창밖엔 겨울비가 유리창을 톡톡 두드리고 있었다.

문득 간식이 생각난 나는 따뜻한 호빵 하나를 입에 물고 콧노래를 부르며 소파에 앉아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그때 부엌에서 아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마 친구와 전화를 하는듯 했다.


아내 : “넌 ETF 알아? 응, 요즘 다들 한다고 하네... 나도 좀 해볼까 싶은데 뭔지를 모르겠어...”

친구 : 나도 해보고 싶은데 설명을 들어도 뭔소린지 모르겠고 뭘 사야 하는지도 모르겠어 누가 알려줄 사람 없나?

아내 : 맞다! 오늘은 남편한테 ETF좀 물어보고 내가 알려줄게 기다려봐... 자기야!!!


순간 싸늘함을 느꼈다.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손은 눈보다 빠르니까.

-타짜-

난 먹고 있던 호빵을 단숨에 밀어 넣고 빛의 속도로 아내를 쳐다봤다.


아내 : 자기야 오늘은 ETF좀 완전 쉽게 설명해줘. 초초초보한테 얘기해 준다는 마음으로!

나 : 알겠어~요새 경제에 관심이 많네?

좋아~ 그럼 이번에는 초초초보한테 얘기한다는 마음으로 설명해줄게!!!

아내 : 오케이~ 완전 이해해서 친구한테 얘기해 줘야겠어...


아내는 노트를 꺼내 들고 마치 신상젤리를 발견한 듯 눈을 반짝였다.

나는 거실책상에 앉아 아내를 바라보며 얘기를 시작했다.


나: 우선 ETF가 뭔지부터 간단하게 말해줄게.

ETF는 영어 세 단어 줄임말이야


(1) E = Exchange (거래소)

(2) T = Traded (거래되는)

(3) F = Fund (펀드 = 돈 모아서 투자하는 바구니)


나: 합치면? 뭘까?

아내 :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투자 바구니”


나: 맞아. 그럼 좀 더 쉽게 한 문장으로 정리해볼게


“ETF = 언제든지 사고팔 수 있는 주식 과일 바구니” 끝!


아내: 진짜 끝이야?

나: 응. 진짜 끝이야. ETF는 이게 전부야~ 좀 더 쉽게 예를 들어서 설명해줄게


나 : 만약에 내가 마트 가서 사과 하나만 샀어. 근데 그 사과가 맛없으면 끝이잖아?

근데 예쁜 과일 바구니 하나를 통째로 샀다고 해봐.

그럼 거기에는 사과+바나나+딸기+포도+키위 다 들어있겠지?

하나가 맛없어도 나머지가 맛있을 수가 있잖아?


ETF가 바로 그 과일 바구니야!

여러 가지 주식을 담아놓은 거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워.

아내: 아하~ 주식 바구니구나!


나 : 응. 그래서 주식으로 치면 요새 인기 있는 엔비디아를 하나 사는 것도 좋지만 여러 가지가 한꺼번에 모여있는 주식을 사는 게 좋지.


예를 들어서 SPYM ETF(미국주식 500개를 모아놓은 주식)를 사면 어떤 주식은 떨어지고 어떤 주식은 올라가면서 서로 방어를 해주는 거지

아내 : 아~장바구니 하나를 통째로 사는 거구나. 이해했어... 그럼 ETF에는 어떤 종류가 있어?


나: 여러 가지 ETF가 있지만 몇 가지 예를 들어서 얘기해줄게.

1번 바구니 이름은 한국에 상장한 “KODEX 200 ETF”야.

이거 하나 사면 삼성전자, 현대차, 네이버, 카카오... 한국에서 제일 큰 회사 200개가 싹 다 들어와 있는거지.

6만원만 있어도 200개 회사 주주 되는 기분을 느낄수가 있어.


아내: 와, 그렇구나...그럼 미국 것도 있겠네?

나: 당연하지!

2번 바구니 이름은 “TIGER 나스닥100”이야.

이걸 사면 애플, 테슬라, 넷플릭스, 디즈니, 마이크로소프트... 미국에서 선별한 좋은 100개 회사가 다 들어있어.

자기는 맥북 좋아하니까 이거 사면 애플 주주가 되는거지.


나 : 이렇게 ETF를 사면 개별적으로 한기업을 사는것보다는 좀 더 위험성이 덜하면서 상승효과가 있어.

지난 50년(1975~2024년 기준)간 기준으로

미국ETF(S&P500)를 기준으로 하면 연평균 수익률이 약 11.0%야.


간단히 말해서,

그냥 미국 ETF만 가지고 있었어도 연 11% 이자를 받았다는 셈이지.

지난번에 설명해준 이자는 잘 기억하고 있지?


그래서 사람들은 과거를 기반으로 앞으로도 이렇게 좋아질 것 같으니 ETF를 많이 사고 있는거야.

물론 이건 과거 데이터 기반이니까 항상 조심을 하고 투자해야 해.


아내: 아... 그렇구나... 근데 혹시 위험한 바구니도 있지 않아?

나: 응, 맞아 위험한 것도 있지. 내가 예전 이야기 하나 해줄까?





회사에 어떤 선배가 있었어.

갑자기 어디서 들었는지 몰라도 나한테 와서 “야, 나도 ETF 사려고 하는데 뭐가 제일 좋아?” 하는거야.


그래서 내가 여러가지를 얘기하면서 “선배, 장기투자 하실 거고 성장주가 좋다면 미국 나스닥 100도 괜찮아요” "근데 투자할때는 어떤 종목이 들어가는지 잘 확인해 보고 사셔야 해요"라고 했지.

"전 조언만 하는 거고 투자는 본인이 선택하고 하셔야 합니다"라고 말하면서.


근데 다음날 진짜 무작정 천만 원 넣고 “나스닥100” 샀대.

근데...이름을 잘못 봐서 산 게 “나스닥100 레버리지”야...


하루 만에 15% 올라서 “내가 천재인가...” 하다가 다음날 18% 내려서 전화 왔어...

“야...나 지금 심장마비 올 것 같아...나를 죽이려고 해...”


내가 “선배 그건 롤러코스터예요! 우리 같은 심장은 그냥 평범한 바구니만 타야 해요!” 했더니

선배는 지금도 “레버리지는 강심장만 하는구나...” 하면서 트라우마 생겼대...


아내: 진짜야???

나: 맞아! 그래서 우리 규칙 하나만 정하자.


이름에 “레버리지”, “2X”, “3X”, “인버스” 이거 적힌 건 정말 신중하게 보고 사야해!!

그건 어쩌면 도박일수도 있어.

물론 공부를 많이 해서 사는 사람도 있지만 초초초보인 우리는 초기에는 “착한 바구니”만 사야해


이름에 “레버리지” “2X” “인버스” 이렇게 써 있는 건 롤러코스터야.


2배, 3배로 올라가지만 또 2배, 3배로 내려가. 엄청나게 무섭거든.


아내 : 오케이!!! 초초초보인 나는 그럼 "착한 바구니"만 일단 사볼게.

나: 응~ 친구한테 이렇게 설명하면 쉽게 알아듣겠지?


아내 : 좋아! 그럼 난 일단 마트에 가야겠어.

나 : 응? 갑자기 왜 마트를 가는거지?

아내 : 착한 바구니처럼 내가 좋아하는 젤리랑 과자랑 과일을 담으러 가야지!!!

나 : 아...그렇지...

우리는 옷을 주섬주섬 챙겨입고 가까운 마트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