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오후, 오랜만에 아내와 집 근처 대형 마트를 찾았다.
평소 같으면 카트를 가득 채우고도 남을 시간이었지만, 오늘따라 우리 부부의 손길은 평소보다 신중했다.
아내는 집어 들었던 딸기 한 팩을 가격표와 번갈아 째려보더니 이내 조용히 내려놓았다.
아내: "오빠, 진짜 너무하다. 지난주엔 이 가격 아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마트 오기가 진짜 겁나. 세상 모든 게 다 같이 짜고 가격을 올리기로 약속이라도 한 것 같아."
나는 카트를 밀며 씁쓸하게 웃었다.
아내의 투덜거림은 단순한 불평이 아니라, 지금 전 세계가 겪고 있는 가장 뜨거운 화두였기 때문이다.
나: "그게 바로 '인플레이션'이야.
우리가 흔히 '물가가 올랐다'라고 말하는 현상의 진짜 이름이지."
아내: "인플레이션? 뉴스에서 맨날 심각하게 말하는 그 단어? 근데 그게 왜 생기는 거야?
사람들이 돈을 많이 벌어서 물건을 많이 사니까 비싸지는 거야? 우린 돈을 더 번 적이 없는데!"
아내의 억울한 말투에 나는 마트 시식 코너에서 풍겨오는 만두의 달달한 냄새를 뒤로하고 설명을 시작했다.
나: "인플레이션은 크게 두 가지 이유로 생겨.
하나는 자기가 말한 것처럼 사람들이 사고 싶은 마음(수요)이 너무 커서 생기는 거고, 다른 하나는 물건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 자체가 비싸져서 생기는 거야.
예를 들어볼까?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그 동네 붕어빵 집 말이야."
아내: "아, 그 집! 작년엔 이천원에 세 마리였는데, 올해는 두 마리로 줄었더라고. 그것도 인플레이션 때문이야?"
나: "완전 정확해. 붕어빵 사장님 입장에서 생각해 봐.
붕어빵을 만들려면 밀가루랑 팥 그리고 굽는 가스비도 필요하잖아. 근데 전쟁이나 날씨가 안좋아서 밀가루값이 오르고 가스비가 오르면 사장님은 어떻게 해야 할까?"
아내: "가격을 올리거나, 붕어빵 마릿수를 줄여야겠지. 안 그러면 손해 보면서 장사하는 거니까."
나: "맞아. 그게 '비용 인상 인플레이션'이야.
재료비가 오르니까 슬프게도 결국 우리가 사는 붕어빵 가격이 오르는 거지.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돈의 가치' 때문이야.
시장에 돈이 너무 많이 풀리면 돈의 힘이 약해져.
옛날엔 만 원 한 장으로 장바구니를 꽉 채웠는데, 이제는 고기 한 팩 사면 끝나는 이유가 돈이 흔해져서 그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이지."
아내는 카트에 담긴 대파 한 단을 한참 동안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예리한 질문을 던졌다.
아내: "그럼 차라리 물가가 안 오르고 똑같거나 오히려 계속 떨어지면 좋은 거 아냐? 그럼 내 용돈으로 더 많은 걸 살 수 있잖아!"
나: "오, 날카로운데? 그건 '디플레이션'이라고 하는데, 사실 경제학자들은 그걸 인플레이션보다 더 무서워해."
아내: "왜? 가격이 싸지면 소비자인 우리는 엄청 좋은 거 아냐?"
나: "자, 생각해 봐. 만약 내일 휴대폰 가격이 오늘보다 더 싸질 게 확실하다면 자기는 오늘 휴대폰을 살까?"
아내: "당연히 내일 사야지. 아냐, 모레가 더 쌀지 모르니까 조금만 더 기다렸다가 살래."
나: "바로 그거야! 모든 사람들이 물건값이 떨어질 걸 기다리며 지갑을 닫으면, 공장은 물건이 안 팔려서 문을 닫고, 회사는 직원들 월급을 못 주거나 해고하게 돼. 그럼 사람들은 돈이 없어서 물건을 더 안 사게 되지.
경제가 차갑게 식어버리는 거야. 그래서 적당한 인플레이션은 경제가 살아있다는 신호이기도 해.
보통 1년에 2% 정도 오르는 게 건강하다고들 하지."
아내: "아니, 2%는 무슨! 아까 그 딸기는 20%는 오른 것 같던데? 우리 월급은 2%도 안 올랐단 말이야!"
아내의 날카로운 지적에 나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사실 그게 인플레이션의 가장 잔인한 지점이다.
물가는 토끼처럼 뛰어가는데, 내 월급과 자산은 거북이처럼 기어갈 때 우리 삶은 팍팍해진다.
나: "그래서 우리가 주식을 하고 ETF를 사는 투자를 하는거야.
인플레이션이라는 괴물이 우리 돈의 가치를 갉아먹지 못하게 우리 자산도 물가만큼, 혹은 그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는 곳에 옮겨두는 거지.
지난번에 내가 설명했던 나스닥(NASDAQ) 기업들처럼 말이야.
걔네는 물가가 올라도 자기네 서비스 가격을 올릴 힘이 있는 '가격 결정권'을 가진 회사들이거든."
아내는 잠시 고민하더니 카트에서 아까 내려놓았던 딸기를 다시 집어 들었다.
아내: "좋아, 그럼 이 딸기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먹자. 내 몸의 에너지를 올려서 더 열심히 투자하고 돈 벌면 되지, 그치?"
나: "하하, 그래. 그게 가장 확실한 투자네."
계산을 마치고 마트를 나서는 길, 봉투는 가벼워졌지만 아내와 나눈 대화 덕분인지 마음은 오히려 든든했다. 인플레이션은 피할 수 없는 파도와 같지만, 우리가 경제를 공부하고 대비한다면 그 파도를 넘어 더 멀리 나갈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
아내의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만, 이런 대화들이 쌓여 우리 부부의 미래는 조금 더 단단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인플레이션의 시대, 우리는 물가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는 마음을 갖기로 했다.
그리고 그 마음이 모여 언젠가 우리를 좀 더 풍성한 미래로 데려다 주기를 기대해 본다.
[젠틀LEE의 요점 노트: 인플레이션 시대의 생존 전략]
(1) 현금만 들고 있는 것은 위험하다:
물가가 오르는 만큼 돈의 가치는 하락합니다.
자산의 일부를 주식, 부동산, 금, 등 실물 자산의 성격을 띤 곳에 배분해야 합니다.
(2) 가격 결정권이 있는 기업에 주목하라:
원재료 값이 올랐을 때, 소비자에게 그 가격을 전가할 수 있는 브랜드 파워를 가진 기업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도 수익을 지킵니다.
(3) 최고의 투자는 자기 계발:
물가 상승률보다 내 몸값이 더 빨리 오른다면 인플레이션은 두렵지 않습니다.
*본 글의 종목은 예시일 뿐, 매수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는 반드시 본인이 직접 공부하고 분석하여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부자되는 성공투자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