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자사주 소각이 뭐냐고 물었다

by 젠틀LEE

겨울이 잦아들고 봄이 찾아오는 소리에 입맛이 도는 저녁이었다.

맛있는 찌개소리가 울려퍼질때쯤 아내가 다가왔다.


아내: 여보, 요즘 뉴스에 “자사주 소각 의무화” 이런 말만 계속 나오네.

자사주가 뭐고, 소각은 또 뭐야? 회사 주식을 불태운다는 게 무슨 소리야? 나 이해 안 돼서 답답해 죽겠어.


: 그러게. 왜 자꾸 불태우는 건지 모르겠네?

그런데 자사주는 불태우면 엄청 좋아질수도 있어.

쉽게 풀어서 설명해줄게.

우선 자사주가 뭔지 부터 알아보자구.


자사주는 “회사가 자기 자신 주식을 사서 가지고 있는 것”이야.


회사가 시장에서 자기 주식을 사들이면 그 주식은 ‘자사주’가 돼.


소각은 그 자사주를 진짜로 “불태워서 없애버리는” 거지.

전산상에서 주식 숫자를 삭제하는 거야.

그러면 시장에 돌아다니는 총 주식 수가 줄어들어.

마치 피자 한 조각을 먹어버리면 남은 피자가 더 커지는 그런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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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오~피자 비유 좋네.

근데 왜 회사들이 자기 주식을 사서 불태워? 돈 아까운 거 아니야? 그냥 현금으로 가지고 있으면 되잖아.

나: 그게 핵심이야! 왜 중요한지 제대로 알려줄게.


우선. 자사주 소각을 하면 주식 수가 줄어들지?

그러면 1주당 순이익(EPS)이 올라가고, 주당 순자산(BPS)도 올라가.


어려우니까 예를 들어 설명해줄게.

만약에 우리가 좋아하는 삼성전자가 1억 주를 발행했는데 1천만 주를 소각하면, 이제 9천만 주만 남지?

그럼 같은 이익을 이제는 9천만 주로 나누니까 1주당 이익이 뻥튀기 되는 거지.

결국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주주들(우리 같은 투자자)이 돈을 더 벌 수 있게 되는 거야.


또한 소각을 하면 회사 입장에서 “우리 주식이 저평가됐다고 믿는다”는 강력한 신호를 주는 거야.

현금을 그냥 쌓아두는 것보다 주주에게 직접 돌려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지.

배당금 주는 것보다 세금도 유리하고, 회사가 여유 현금이 많을 때 쓰기 딱 좋아.


아내: 그럼 미국은 왜 그렇게 많이 자사주소각과 매입을 해?

뉴스에서 미국 기업들은 자사주 매입 엄청 많이 한다던데. 거긴 의무화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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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미국은 의무화가 아니야. 오히려 완전 자율이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같은 회사들이 매년 수십조 원씩 자사주를 사서 소각해.


왜일까? 그건 주주환원이 최고의 경영 전략이라고 믿기 때문이야.

현금을 은행에 쌓아두면 인플레이션 때문에 가치 떨어지니까, 차라리 자기 주식을 사서 주주 가치를 키우는 게 낫다는 거지.


미국은 세금 제도도 배당보다 자사주 매입이 유리하고, 경영진 보상도 주가와 연동돼 있어서 적극적으로 해.

의무는 없지만 실제로는 “자발적 의무”처럼 모두가 하는 문화가 된 거야.

그래서 미국 증시가 계속 올라가는 이유 중 하나지.


아내: 그럼 한국은 이제 왜 의무화하려고 해? 갑자기 왜?

나: 한국은 지금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식 저평가)를 해결하려고 미친 듯이 밀어붙이고 있어.

2026년 2월 25일에 국회에서 3차 상법 개정안이 통과됐어.


이제 회사가 자사주를 사면 취득한 날로부터 1년 안에 무조건 소각해야 해.

기존에 쌓여 있던 자사주는 법 시행 후 18개월 안에 정리해야 하고, 안 하면 이사한테 5천만 원 과태료야.


그럼 이걸 왜 하는거냐고?

그건 기업들이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용으로 쌓아두기만 하고 주주한테는 아무것도 안 주니까.


정부가 나서서 “이제 주주환원 제대로 해라! 주식 수 줄여서 주가 올려라!” 하고 강제로 밀어붙이는 거지.

이게 시행되면 한국 증시가 미국처럼 주주 친화적으로 바뀔 거라는 기대가 엄청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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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와, 진짜 대박이구나. 그럼 실제로 어떤 회사들이 하고 있어?

나: 이미 앞장서는 회사들이 많아!

몇개만 소개해줄게!


(1) 삼성전자: 작년(2025년)에만 3조 487억 원 소각, 올해도 상반기에 8천만 주 넘게 소각 계획. 국내 1위!


(2) SK(주): 최근 5조 1,600억 원 규모 자사주 20%를 한 번에 소각 발표. 지주사 중 제일 과감함.


(3) 현대차: 작년 9천억 원 소각 + 주주환원 정책 대폭 확대.


(4) HMM: 2조 원 넘게 소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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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이제 좀 이해가 되네.

결국 회사 돈을 주주한테 제대로 돌려주려고 하는 거구나.

미국은 자율로 잘 하고, 우리는 이제 법으로 강제하는 거지만 너무 좋다.


: 맞아! 자사주 소각은 “회사와 주주가 같이 잘 먹고 잘 사는” 최고의 지름길이야.

이제 한국 기업들도 미국처럼 주주를 진짜 주인으로 대우해야 할 때가 온 거지.


그럼 우리도 다시 힘내서 자사주 소각하는 주식을 사볼까?

아내: 좋아! 이제 뉴스 볼 때마다 “아, 이래서 자사주 소각을 하는구나” 하면서 볼게.

고마워 여보!


김치찌개를 저녁으로 맛있게 먹으며 우리는 자사주 소각하는 회사에대해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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