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를 원한다면?

30대의 나 vs 40대인 나

by 버티는 사람

30대 중반, 처음으로 '자기계발서'를 읽기 시작했다.

삶에 도움이 될 것 같은 좋은 말들이 어찌나 많던지~

자기계발서, 동기부여 책들마다 나오는 공통된 레퍼토리 중 하나가 '변화를 원한다면'이다.

변화를 원한다면, 이래라, 저래라.(구체적인 목표를 세워라, 작게 실천해라 등등)


30대의 나는 이 부분에서 고개를 갸웃했다.

'아니, 나는 변화를 원하지 않는데? 금 내 삶에 만족하고 있는데?'


'변화'라는 말이 왠지 내가 가진 걸 부정해야 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변화를 위한 행동들, 책에 나온 좋아 보이는 것들, 그냥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자연스럽게 해 나갔다.

감사일기를 쓰고, 조금 일찍 일어나고, 집 정리 프로젝트도 했고, 새벽 요가도 해 보았다.

변화는 자연스럽게 따라왔고, 삶이 조금씩 달라졌다.

에너지가 충만한 게 느껴졌고, 집을 사서 이사도 하게 되었다.



40대인 지금의 나는

'이대로는 안 되겠어. 변화가 필요해. 앱이나 프로그램처럼 사람도 늘 업데이트, 업그레이드가 필수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런데 웃긴 건, 그렇게 생각만 하면서 정작 변화를 위한 행동은 거의 하지 않고 있다는 거다.

그냥 하루하루의 일상을 하던 대로, 살던 대로 사는 거 같은데, 그것조차도 벅찬 느낌이다.

'좀 일찍 일어나서 아침에 책 좀 읽어야지, 명상 좀 규칙적으로 해야지. 저번처럼 집 정리 프로젝트 다시 하고 싶다.' 이런 생각만 하고 절대 일찍 안 일어나고, 명상도 안 하고, 집은 그대로다.



왜 이럴까?

변화하기 싫다면서 행동을 한 30대의 나,

변화하고 싶다면서 행동은 안 하는 40대인 나.

아이러니는 뭐지?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더라?




30대의 나는 '변화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냥 '해보고 싶어서' 했다.
근데 지금은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고, 지금 이 상태로는 안 될 것 같은 압박이 오히려 나를 더 움츠러들게 만든다.

예전처럼 “나는 지금 만족하는데?”라고 말하던 여유가 필요한 것 같다.

그럼 다시 그때처럼 변화는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될지도 모른다.



생각해 보면, 30대의 나도 그렇게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그러니까 자기계발서를 읽기 시작했겠지.

하지만 지금보다 마음의 여유는 있었다.

그 시기엔 남편이 일을 쉬고 육아와 살림을 맡아서 하고 있었기에 내가 쓸 수 있는 에너지와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마이너스 통장도 없었다.


지금은 살림도, 육아도, 생계도 난이도가 높아졌다.

몸은 더 바빠졌고, 마음은 더 조급해졌다.



변화에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단순히 마음만 먹는다고 되는 게 아니다.

새로운 습관을 들이고, 기존의 패턴을 바꾸려면 체력도, 정신적인 여유도 필요하다.

30대였을 때보다 노화도 진행되어서 에너지가 부족해졌는데, 써야 할 에너지는 늘어났다.


그때와 다른 것이 당연하다. 예전처럼 못한다고 자책할 필요 없고, 아쉬워하지도 말자.

지금처럼 되는대로, 할 수 있는 만큼 하면 된다.

사실, 이미 많은 것을 하고 있다.



변화는 억지로 끌어내는 게 아니다.

‘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부담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하고싶은 일을 하다보면, 조금씩 스며들 듯 변화가 찾아올 때가 많다.


조급해하지 않고, 지금을 잘 살아내는 것.

그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변화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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