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40대 중반을 바라보는 건강한 여성 마라토너다. 2014년부터 소소하게 시작했던 나의 달리기는 어느새 나를 마라토너로 이끌었다. 부상 없이 잘 뛰고 있었는데 2023년 JTBC 마라톤을 준비하고 있는 과정에서 알 수 없는 통증에 시달리면서 달리기 인생 처음으로 마라톤 DNF (DO NOT FINISH)를 하게 되었다. 같은 해 3월 이미 서울 동아마라톤을 3시간 36분으로 완주했기에 나는 더할 나위 없이 건강하다 생각했었고 내가 아플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 해 가을 10월, 나는 알 수 없는 통증에 시달리면서 운동을 하면서 불편함을 호소하기 시작했고 그 불편함은 일상생활까지 파고들었다.
없는 시간을 내서 간 병원들에서는 별다른 소견이 없음을 듣게 되었다. 다만 척추협착이 있는 것 같은데 꾸준히 운동을 해줘서 근육들이 잘 받쳐주고 있어서 허리가 건강하다는 소견을 들었다. 이렇다 보니 나의 통증은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았다.
겉은 멀쩡해 보이는데 나만 아픈 병이랄까.
처음 나의 통증을 만났을 때를 떠올려 보면 그 당시 많이 피곤한 상태에서 운동을 했었던 것 같다. 피로해서 쉬어야 할 타이밍에 마라톤 대회를 준비한다고 억지로 운동을 한 기억이 난다. 그리고 대회를 앞두고 목표를 향한 소소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운동을 쉬지 않고 계속해 나가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있었다. 운동 후 바로 통증은 없었고 몸이 많이 피로해서 잠이 쏟아졌다. 운동 후라 잠이 쏟아지는 게 당연하다 싶었고 누워만 있고 싶었다. 그래서 한 시간 정도 누워 있었다. 잠에서 깨어나니 엉덩이 근육통이 생겼다. 근육통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지금 생각해 보면 통증이었던 것 같다. 이상근 증후군이라고 불리는 통증이었다. 운동을 해 나가기 위해 이상근 증후군에 좋다는 마사지를 해줬다. 하지만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상하게 달리기를 하면 신기하게 통증들이 사라지거나 좀 줄어드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계속 달려서 통증을 없애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통증에는 혈액순환 되는 달리기가 좋다는 말도 들리니 운동을 꾸준히 이어갔다. 그다음 날에도 뻐근했고 통증은 10 만점에 3~5 수준으로 꾸준히 있었다.
엉덩이 통증은 운동을 할수록 허벅지(장경인대)를 타고 내려와서 통증이 좀 있다가 그 통증이 사라지면 종아리 통증이 생겼다. 종아리가 뭉치더니 종아리 통증이 생기고 심해지면 발바닥에 쥐가 났다. 발바닥 쥐가 나다가 발바닥 중간에 껌을 밟은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발바닥 무언가 밟고 있는 느낌인데 발바닥에 아무것도 없었다. 발가락에 쥐가 나고 마비 증상이 오는 느낌이 들었다.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었는데 무엇이 잘못된 것이 틀림이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발목을 움직이는데 발목 움직이는 느낌이 나지 않았다. 마비인가. 머리로는 발목을 움직이고 있는데 발목이 움직이는 게 느껴지지 않는 게 너무 무서웠다.
알 수 없는 통증이 내 몸에 무언가 잘못하고 있음을 인지하게 되었다. 같은 증상이 있는 분들을 찾기 시작했다. 내 주변 운동하는 분들 수소문해서 물어봤지만 이런 증상은 그 누구도 없었고 (있어도 말하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그땐 없었다. 검색을 해보니 나와 같은 증상의 글들을 몇 개 찾게 되었다. 그분 글을 타고 들어가 보니 나와 같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네 00 [척추질환 환우회모임]을 알게 되었다.
뭐지? 나 척추가 아픈 건가? 허리 아픈 건가?
그분들 글을 하나씩 읽어 내려갔다. 그들은 나와 같은 통증을 8년 혹은 십여 년 넘게 갖고 있었다. 통증에서 해방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었다. 인사는 ‘오늘도 무통 하세요.’로 하며 서로의 무통을 기원하고 있었다. 통증 극복을 위해 모두가 자신의 사례를 공유하고 치료 후기를 공유하고 있었다. 나와 같은 고통을 겪어 있었다. 그들의 치료 후기를 보면서 완쾌한 분들 글에는 부러움을 내비쳤다. 그들이 효과가 있다는 것들을 신뢰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들이 좋다는 것들을 메모해서 하나씩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우선 내가 해야 하는 것은 '나의 인식 바꾸기'였다. 처음엔 아픈 건 운동으로 낫게 할 수 있다,는 말을 믿고 있었다. 하지만 그 말을 멀리하기로 했다. SNS에서 '어디 아프면 이 운동을 반듯이 10분 해야 한다.'라고 말해준다. 그 말을 안 듣기로 했다.
이제부터 ‘허리 아프면 10분만 이 운동하세요.’가 나에게 가장 큰 적이다.
나의 경우는 운동으로 통증을 낫게 할 수 있는 범위를 지난 것 같다.
운동으로 생긴 나의 통증은 ‘운동으로 낫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해야 했다.
네 00 카페 글들을 보면 대부분 입을 모아 ‘아프면 쉬어야 한다.’였다. 통증과 염증은 운동으로 낫게 할 수 없다는 인식으로 나를 길들여야 했다. 쉬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무조건 휴식. 우선은 운동은 휴식하기로 했다. 통증이 없을 때까지 휴식하기. 운동이 몸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지만 운동이 과해지면 나의 몸을 해칠 수 있음도 인지해야 한다.
휴식하면서 카페의 치료 후기, 필요한 자료 도서관에서 책 찾기, 병원을 다니면서 많은 분들이 해주신 말들을 모두 종합해서 내 몸에 적용해 보기 시작했다. 작은 말 하나라도 내 몸으로 실천해 보았다. 그 결과 끝이 안 보이던 나의 통증에서 해방되었다.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르는 통증이지만 그것을 예방하려고 애쓰고 있다. 통증에서 자유로워진 지 일 년이 지난 지금. 운동을 꾸준히 해서 2024년 10월 춘천마라톤 풀을 완주했다.
날씨가 추워지면 다시 올지도 모르는 통증들을 예방하기 위해 그간 하지 않았던 운동들을 해주고 있다. 나처럼 아픈 분들은 이 글을 보면서 통증에서 자유로워지셨으면 좋겠다. 우리가 카페에서 말했듯이 ‘오늘도 무통 하세요.’
‘통증에서 자유로워지리라.’
나의 일여 년의 치료 과정을 글로 남겨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