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에 앉아 핸드폰 오래 하는 사람

아직 허리가 건강한 사람

by 블링

세상과의 단절된 휴식을 원할 때면 나는 화장실로 갔다. 화(화장실) 캉스라고 들어봤나? 나는 화캉스를 좋아하던 사람이었다. 변기에 앉아 핸드폰을 시청하면서 화장실 문 밖의 세상을 조금 잊고 화면 안의 세상을 즐기면서 큰 일을 치르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엉덩이가 아프면서 화캉스는 더 이상 화캉스가 아니었다. 힘주면 왼쪽 복근이 끊어진 것처럼 아팠다. 손에 쥔 핸드폰 속 세상을 즐길 수가 없었다. 그것이 문제가 아니다.


쾌속으로 큰 일을 끝내고 빠르게 변기에서 일어나는 게 나의 통증을 마주하지 않을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운동을 줄이니 변조차 잘 나오지 않아서 더 힘을 줘야만 했다. 화캉스에서 만나고 싶지 않은 통증 손님을 마주하니 변기에 앉아서 통증도와 회복 상태를 체크할 수 있었다.


달리기 할 때 고통으로 다가왔던 왼쪽 엉덩이는 일상생활 속 걸을 때는 괜찮았다. 그 누가 나를 봐도 아픈 사람처럼 보지 않을 정도로 보행은 정상적이었다. 하지만 화장실에서는 아픈 걸 체크할 수 있었다.


즐겨가던 네 00 카페에 가서 나와 같은 사람들이 있을까 싶어 또 찾아봤다. 이게 웬일인가. 변기에 앉는 일, 지하철 자리가 나도 앉을 수 없다는 분들, 사무실에 오래 앉는 일이 고역이라는 분들 글들을 보았다. 어떤 글에서는 변기에 앉아있다가 빠르게 탈출할 수 있다며 허리 유산균 제품을 광고하고 있었다.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위로를 받으면서 어떻게 해야 이 통증을 가라앉힐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다.

책을 보다가 '호흡근'이 중요하다는 글을 보았다.


왼쪽 복근의 통증도를 우선 체크하고 점수화해보기로 했다. 숨을 크게 들이쉬면서 배를 풍선처럼 만들어보고, 바람을 내뱉으면서 배에 바람을 뺐더니 배가 등 쪽으로 붙고 쪼여질 때 속근육이 아팠다. 통증도를 10점 만점에 몇 점인지 숫자로 표기했다. 변을 복압으로 눌러서 내보낼 때도 이렇게 힘들 일인가 싶은데 통증이 있을 때 점수로 적어놓았다. 불편했다.


그래서 복근 안쪽 통증이 사라질 때까지 호흡근 운동을 하기로 했다. 간단했다.


1. 바닥에 눕는다.

2. 등을 바닥에 딱 붙인다.

3. 코로 숨을 들이마실 때 배를 풍선처럼 크게 만든다. 그리고 유지 10초

4. 코로 숨을 내쉴 때 배를 등 쪽으로 붙인다는 생각으로 숨을 내뱉는다. 호흡을 내뱉을 때 괄약근 조이며 힘을 줘본다.


호흡근 운동은 간단했지만 통증이 있을 때는 이 운동도 내근이 아팠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횟수를 조금씩 늘려갔고,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 통증이 없어질 때까지

다른 운동은 휴식하고 호흡근 운동만 했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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