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이별의 연속이다.
발달단계에 따라 감당할 수 있는 이별만 겪으면 좋겠지만, 삶은 우리에게 알맞은 이별만을 선물하지 않는다. 그래서 삶은 때로 준비되지 않은 시간에 성큼 찾아와 우리의 뺨을 후려친다. 뺨을 세게 맞을수록 볼은 더 크게 부어오르겠지만, 우리가 겪어내는 이별이 고통인지, 즐거움인지, 혹은 전혀 다른 감정인지 이 세계와 우주는 관심이 없다. 어떠한 감정을 느끼든 삶은 계속된다.
우리는 대체로 이별을 선택한 적이 없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경험해야 하는 것이 이별이다. 어떤 이별은 너무 커서 '이별'이라는 말로는 다 담을 수 없는 것들이 한꺼번에 밀려와 우리를 삼켜버린다. 또 어떤 이별은 너무 작아서 '이별'이라고 부르지도 못한 채 지나간다. 그렇게 어떤 이별은 누구나 알아볼 만큼 요란하게 지나가고, 어떤 이별은 끝이 났다는 사실을 한참 뒤에야 알게 된다. 이별은 하나의 얼굴로 기억되지는 않지만, 그 크기와 관계없이 분명히 우리 안에 들어와 흔적을 남긴다.
누군가는 이별하는 것이 싫어서 새로운 만남을 거부하는데, 시작하지 않으면 끝낼 일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분명 자신을 지켜내기 위한 선택이었겠지만, 그 선택이 곧 편안함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마음을 굳게 닫으면 상처를 막아주겠지만, 관계에서 주는 온기도 함께 밀어내게 된다.
이것도 저것도 쉽지 않다면, 나는 더 많은 이별을 만나는 쪽을 택하겠다. 이별이 고통스러웠다면 그것은 우리가 무언가를 사랑했었다는 증거일 것이다. 그렇기에 언젠가 떠나보내야 할 것을 알면서도 다시 마음을 걸어보기로 한다. 그렇게 수많은 이별을 지나 우리 모두는 지금 여기에 서 있다. 우리는 이별을 알면서도 또다시 누군가를 믿기로 했으며, 그렇게 수없이 떠나보내고 수없이 다시 마음을 내어주었다.
이제 이별을 실패로 여기지 않기를, 이별을 통해 우리는 자라고 그 이별의 모양만큼 우리는 서로 다른 사람이 된다. 우리는 삶의 수많은 이별을 디딤돌 삼아 여기까지 흘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