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부모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죄책감

by 교교

학부모 상담을 하거나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신이 좋은 부모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괴로워하는 분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가족을 지탱하며 가족의 의식주를 해결해 주는 부모로서의 역할만이 강조되었다면, 최근 부모들에게는 훨씬 더 다양한 역할과 역량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경제력이 있는 부모, 자녀의 결핍에 대해 민감한 부모, 시기적절하게 교육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모,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돕는 부모, 친구 같은 부모로서의 모습 등, 미디어와 각종 교육을 통해 "자녀에게 이런 부모가 되어주세요"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이러한 지식들을 따라가기에 급급하다 보면, 자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부모, 혹은 남들만큼 자녀에게 도움이 되지 못하는 부모라는 죄책감을 갖게 되는 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다양한 정보들은 분명 나에게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불안을 자극하기도 합니다. 육아를 하다 보면, 스스로의 부족한 모습이나 한계를 마주하게 되는 순간이 반드시 찾아옵니다. 그럴 때 주변을 둘러보면 나보다 멋지게 부모 역할을 해내는 분들이 SNS 피드만 보아도 넘쳐납니다. 이를 보며 다시 죄책감을 느끼고 자책하게 되는 사이클이 만들어지곤 합니다.


제가 상담교사로서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은, 큰 틀에서 부모의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면 세세한 부분에서 실수하거나 때로 무너져도 괜찮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 학부모님는 자신이 너무 자녀를 방임하고 있는 것 같다며 양육 방식을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진짜 자녀를 방임하고 있는 부모는, 자신이 방임하고 있는 것 같다며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습니다. 이 경우는 다른 분들보다 자녀에게 자율성을 더 허용하는 경우로 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학부모님은 자신이 자녀에게 잔소리를 너무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는 자녀를 양육함에 있어 매우 민감하고 세심한 태도를 갖고 있는 경우일 수 있습니다. 아동‧청소년 시기에 옳고 그름의 기준을 알아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물론 너무 지나쳐서 잦은 갈등이 발생하거나, 자녀가 심리적인 고통을 겪고 있다면 조절이 필요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부모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녀에게 ‘안전한 존재’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힘든 순간에 자신의 고민을 부모에게 털어놓을 수 있는 ‘심리적으로 안전한 존재’와, 자녀를 안전하게 보호해 주고 지켜주는 ‘물리적으로 안전한 존재’, 이 두 가지 영역에서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충분히 잘 해내고 있습니다. 그러니 과도한 죄책감을 갖지 말고, 오늘도 육아와 양육을 위해 고민하며 이 글을 읽고 있는 위대한 부모인 스스로를 꼭 칭찬하고 격려해 주기를 바랍니다.


당신은 오늘도 잘 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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