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인계 마지막 날, 출근 전 사장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일은 할 만한지, 오늘은 인수인계 마지막 날이라 혼자서 모든 걸 다 해보도록 내용 전달해두었다고도 하셨다. 그리고 스피드가 생명이라는 말씀도...
알겠다고 대답은 했지만 사실 난 손이 느린 편이다. 또 바쁠 땐 마음이 급해져서 손이 머리를 따라가지 못하는 면도 있고.. 출근 전부터 사장님한테 스피드가 중요하다는 당부를 들으니 걱정이 더 커졌다.
출근 첫 날과는 다르게 연달아 들어오는 주문도 있고 주문마다 가짓수가 많아 복잡하기도 했다. 인수인계자는 이제 지켜보는 눈이 되어 옆에 서 있으니 긴장감도 더 생기고 가끔 기사님이 예상보다 빨리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으면 한층 더 조급해졌다.
"마음 같아서는 같이 빼주고 싶다." 인수인계자가 말했다. "나 걱정돼요?" 내가 묻자 그렇다고 곧바로 대답은 못하면서도 나와 눈이 마주치니 그저 웃을 뿐이었다. 정신없는 와중에 서로 웃픈 감정을 공유했다.
인수인계자는 면접을 볼 당시 "저 손 빨라요." 당당하게 먼저 말했다고 한다. 실제로 같이 일해보니 정말 손이 빠르기도 하고, 본인만의 작업 스타일을 갖춰놓고 속도를 한층 더 높여 일하는 타입인 듯 했다. 본인의 업무장점을 자신있게 말하고, 실제로 그 말을 지켜내는 능력이 부러웠다. 나는 항상 조금은 부족한 사람이라는 여지를 남겨두고 말하는 편인데, 도망갈 구석을 만들어두는 것이다. 미리 겁을 먹는다는게 대비수단을 만들게 되는 첫걸음이 되어주기도 하지만 확실히 마이너스 요인이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빌지는 쌓이고, 나는 허둥지둥 울상이 되어가고, 결국 인수인계자는 어느 틈엔가 일을 거들기 시작했다. 주문을 모두 처리하고 나는 나도 모르게 울고 싶었다고 말했다. 인수인계자는 본인도 처음엔 그랬다고 다독여주었다. 다음 주가 많이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