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사유:근태불량

by 김지은이

이미 오전에 주말알바를 하고 있던 중 평일 야간일을 하게 되었다. 빨리 추가 수입원을 찾아야 한단 생각에 마음이 급해 무작정 야간 일을 시작했는데 며칠 지나고 보니 주말 오전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오픈 담당이라 내가 늦으면 절대 안된다고 사장님이 신신당부 하셨었는데, 출근은 어떻게 한다 하더라도 일 할 때 실수하지는 않을지도 걱정이었다. 그래도 할 수 있다고 마음을 다잡고 잠자리에 들었다.


굳은 결심과 다르게 나는 출근부터 제대로 하지 못했다. 드라마에서 보던 것처럼 왜인지 평화로운 햇살을 느끼며 눈을 뜨니 시간은 12시가 넘어가고 있고, 사장님께 전화와 문자가 여러 통 와 있었다. 너무 놀라 긴장도 되지 않는 상태에서 곧바로 사장님께 전화를 걸었다. 설마 지금 일어난거냐는 질문과 함께 들려오는 아주 진한 헛웃음. 곧바로 택시 타고 가겠다는 말에 일단 생각 좀 해보신다고 하시고 전화를 끊으셨다. 그래도 난 우선 택시를 잡아타고 달려갔다.


"우리 남편 본 적 있죠? 남편은 지각하면 그냥 바로 칼이예요. 근데 나는 왠지 지은씨한테는 한 번은 더 기회를 주고 싶어요. 일 할 생각 있어요?" 나는 무조건 죄송합니다 고개를 숙이고 만회할 기회를 얻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사장님은 어쩐지 조금은 웃으며 말씀하셨다. "앞치마 입어요."


하지만 하루만에 다시 늦잠을 잤다. "또, 또 늦잠 잔거야? 하..." 전화 너머 들려오는 사장님의 말에 목이 콱 막혔다.내가 너무 한심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전화를 끊고 몇 분 뒤 문자로 해고통보를 받았다. 택시를 타러 가던 걸음을 돌려 집으로 되돌아왔다. 근태불량으로 짤려보긴 처음이다. 아무것도 내세울 것 없어도 성실함만큼은 자부할 수 있다고 한결같이 말해왔는데, 그마저도 없는 나는 정말 너무나 하찮았다. 게다가 수입원 하나가 없어지다니, 돈 나갈 곳은 끝도 없이 많은데.. 왜 내 몸은 하나밖에 안 되고, 컨디션 관리를 좀 더 잘하지 못했을까.. 짧은 거리를 걸으며 걱정에 걱정을 보태다가 이틀 동안 못 씻었는데 잘됐다, 일단 샤워나 하자. 로 결론을 내고 집으로 간다. 그리고 씻는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일단 하고 정신을 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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