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나잇 라이브러리

by 김지은이

친구와 서점에 갔다.

그 날 만남의 끝무렵에 발길 닿는대로 가다보니 들르게 되었다.

무슨 이유에서였는지 친구에게 책 선물을 해주기로 하고 친구가 고른 책을 들고 계산하러 가던 중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책 좀 그만 사고 있는거나 다 읽어라.” 엄마의 잔소리가 머릿속에 떠오르며 몇 번을 들었다 놨다 했다가 결국 집어들었다.


‘후회하는 일을 되돌릴 기회.’

‘인생의 두 번째 기회.’


나는 이런 문구들에 현혹되었다. 몸에서 특정 영양분이 필요하면 해당 음식이 끌린다고 하던데 아마 마음에서는 같은 원리로 특정 책이 끌리는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강렬했던 첫인상과 더불어 이야기 초반의 노라의 심정에 깊이 공감했던 것과는 달리 어째서인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지루했다.


이야기의 많은 부분은 노라가 환상을 가진 특정 삶을 선택해 살아보고, 결국 여기도 아니었구나 다시 후회하며 되돌아오고, 또 다른 환상을 품은 채 다른 책을(인생을) 고르는 것으로 진행된다.

처음과 달리.책을 고르는 것을 지켜보는 기대감이 점차 시들해져 갔다. 대체 언제까지 옮겨다니지? 싶은 생각도 했다.

마지막에서야 내가 그토록 듣고 싶은 말을 들은 느낌에 울컥하고 감사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어떤 방향에서도 후회할 일이 없는 틈새 없는 완벽함이 아니었나보다.

엉망진창이라 느껴지더라도 지금의 모습을 끌어안아주고 다독여가며 같이 나아가는 것, 그게 내가 원한 것이었나보다.


노라 시드는 지금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우리가 만날 수 있다면 당신의 이야기를 들은 덕분에 나는 큰 힘을 얻었노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나의 이야기도 들려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