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이 뭐예요?

by 김지은이

고졸인 저는 언제쯤 이 질문에 초연해질 수 있을까요?


불법을 저지른 적도 없고 남에게 피해주지 않으려 애쓰며 살아왔는데 어릴적부터 주입된 '보통의 삶' 에 가깝지 않다는 게 왜 이렇게 부끄러울까요?


"왜 그렇게 열심히 살아?"

내세울 게 없으니 그저 열심히, 성실히 라는 태도만 밀어붙이며 살아온 제게 이 질문은 말문을 막히게 할 뿐이었습니다.


자격지심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저의 생각으로는 아마도 제가 열심을 다 한 이유가 고작 매일을 버텨내기 위함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좀 더 대단한 목표를 품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어쩌면 고3 때 그 교실에서 혼자 대학을 포기했을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을텐데 그 때 저는 너무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난 공부도 못하고, 무슨 과를 갈지도 모르겠고, 빨리 돈부터 벌고 싶으니 대학은 안 가겠다고.


나이를 한 살 씩 먹을수록, 그 때 대학을 포기한 나로부터 멀어질수록 오히려 그 선택이 점점 더 나를 괴롭힐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왜 괴롭냐 한다면 배움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전공이 뭐예요?" 라는 질문에 구구절절 말이 길어져야 하거나, 불편한 침묵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스무살이 됐으니까 대학을 가야지. 당연한 공식 같은 이 절차를 밟지 않은 것은 상대방을 파악하기 어려운 걸림돌이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대학을 왜 안 갔어요? 특성화고 나왔어요?" 무례하게 느껴진 질문에 불편함을 드러내니 자격지심으로 똘똘 뭉쳐 예민한 사람이 되기도 했습니다.


처음 만난 누군가를 알기 위한 질문으로 다른 건 정말 없는 걸까요? 요즘 저는 저의 취향을 물어봐 주는 것이 좋습니다. 누구나 가지고 있을 수 있지만 얼마든지 다양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저는 어떻게 해야 제가 선택한 이 샛길을 좀 더 어깨를 펴고 걸어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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