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하고 난 뒤 소소하게 좋았던 것들이 참 많았다.
그런 순간들을 만나면 나는 하던 것이 무엇이든 멈추고 가만히 그 순간을 바라보곤 했다.
한창 청소를 하던 어느 한 낮엔 열어둔 창문을 통해 쏟아지는 햇빛이 너무 예뻐서 좋은 것 이상으로 감동적이었던 기억이 난다.
그 햇빛을 통해 보이는 날아다니는 먼지들도 마치 꽃가루인 듯 반짝반짝였다.
이런 햇빛은 얼마짜리일까?
고시원에선 아무리 추가금을 낸데도 살 수 없었을 것이다.
안정된 울타리 안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것도 특권이지 않을까?
이 정도는 인생을 살면서 당연히 누릴 수 있어야 할 것 같지만 당연히 라는 말은 그다지 힘이 없고
아주 많은 것들이 운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자주 느끼곤 했다.
어쨌든 지금은 내게도 행운의 신이 따뜻한 눈길을 보내주고 있는 것 같다.
가능한 오래 내게서 그 눈길을 거둬가지 않기를, 솔직한 욕심을 말하자면 나도 좀 편애해주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