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foot, one foot.
지난 이틀 간 숏츠나 릴스를 보는 시간은 의식적으로 계속 신경쓰게 돼서 확실히 많이 줄었다.
다만 한 가지 맹점이 스레드다. 스레드는 활자 위주의 폼이니까 괜찮지 않을까 하는 핑계를 누르기가 어려웠다. 어려웠다는 것도 핑계지, 해야 되는 거면 해야지.
스스로를 다그치는 대신 더 많이 안아주자고 다짐했지만 다그칠 땐 또 다그쳐야 한다는 생각도 한다.
내 속엔 내가 너무나 많다는 노랫말은 정말이지 천재적인 한 줄인 것 같다.
필사하면서 읽는 것의 영향력을 이번에 확실히 체감한다. 자꾸 ‘몰입’ 책의 내용들이 생각난다. 경제 공부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관련 책들을 읽을 때도 통째로 필사하면서 읽어야겠다.
아무튼 해당 책에서 가장 실천해봐야겠다고 생각했던 건 한 번에 여러 가지 과목을 붙잡으려 하기보다는 한 가지 과목을 최소 일주일간 쭉 연이어서 해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먼저 붙잡은 것이 영어.
5일 전엔 ‘영어공부 매일 10분씩 하기 인증’ 하는 카톡 단체방에 들어갔다. 하루 빼고는 다 올렸다.
처음 계획 세웠던 공부법은 내가 공부해야 할 총 6가지 과목의 매일 학습분량을 계산하고, 매일 모든 과목의 해당 분량을 해내는 것이었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어느 순간 귀찮음이 몰려오고 그러면 나는 책장을 휘리릭 넘기는 행동만으로 오늘 분량 끝냈다고 퉁쳐버리기도 했다.
모든 과목을 책상에 쌓아두고 오늘 안에 끝내야 한다는 스스로 만든 압박감과 하기 싫은 귀차니즘의 대결에서 결국은 귀차니즘이 이기는 날들이 연달아 생기던 차에 ‘몰입’ 책에서 해당 내용을 알게 된 건 전환점을 맞은 계기였던 것 같다.
한 번에 많은 걸 붙잡으려던 건 확실히 내게 안 맞는 공부법이었던 듯 하다.
갑자기 생각나는데 예전에 식당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좀 특이한 점은 새벽에 문을 열고, 주된 손님은 공사장 등 노동일을 하러 일찍 출근하는 아저씨들이었다. 그들의 아침밥을 단체로 챙겨주고 나면 설거지 거리가 200리터짜리 들통으로 두 개쯤은 너끈히 차고 개수대에도 잔뜩 넘쳐나곤 했다. 그 설거지들을 처리하고 있으면 아저씨들이 모두 빠져 나간 후에 공사장 관리자들이 식사를 하러 오곤 했다. 관리자들은 한산해진 탓에 더 넓어보이는 식당을 전세낸 것처럼 가운데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아까 전엔 없던 계란후라이를 특별 반찬으로 하나씩은 더 받아서 느긋하게 식사하고 가곤 했다.
그 많은 설거지들을 하면서 관리자들의 느긋함을 보고 있으면 내 인생도 이렇게 많은 뒤치다꺼리들은 할 필요 없이 내 인생에만 집중할 수 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하곤 했다. 그 때의 상상을 내 공부 방식에 적용시킨다면 하나의 과목을 며칠간 연달아 붙잡는 것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까지도 생각해보곤 한다.
아무튼 영어를 붙잡은지 대략 1주일이 되었다. 하루 종일 몰입하진 못했어도 그간 외운 단어가 30개쯤은 되고, 그 사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았기에 평정심도 조금씩 되찾을 수 있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