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학 박사과정생, 롤러코스터를 탔다.

by 생태정원가

오늘은 지도교수님과 함께 주심을 정했다. 이렇게 떨리는 감정을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연예의 감정? 아니면 범죄로 인한 두근거림? 이렇게 심장이 쫄리는지 그럴 수 있는지 또 새삼 느꼈다. 심사를 하기로 정했고, 주심을 정하는 과정이 깜깜한 곳에서 손으로 더듬으며 길을 찾는 기분이다.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암흑 속에 서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 두려움은 그냥 안 보여서 손으로 더듬 거리는 정도가 아니라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롤러코스터의 꼭대기로 올라가는 순간 같다. 심지어 그 불안감은 안전벨트도 안 한 채로 손을 놓으면 그냥 날아가버릴 것 같다.


그 두근거림의 시간을 지나, 주심이 확정되었다. 이제는 1차 심사를 향해 달려가야 한다. 하지만 나는 논문계획서를 먼저 진행해야하고 그것과 동시에 IRB를 신청해야 한다. 또 1차 심사를 위한 심사위원도 섭외해야 한다. 다 이렇게 논문을 쓰지는 않을 것이다. 생각해보니 이렇게 쫄리는 건 내 개인의 문제일 수도 있다. 우리 연구실의 특수한 상황일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구든 이 과정을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 겪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드디어 이번 학기에 논문 심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나는 거의 모든 일정을 중단했다. 오늘은 식물을 보러 가기로 한 내몽골식물답사 일정을 취소했다. 20만원이라는 비용을 지불했지만, 과감하게 포기했다. 한달전에 이렇게 정해졌으면 그 돈은 굳었을 것인데 아쉽다. 아이들 케어는 남편과 친정부모님께 부탁해야하고 지금 소소하게 하고 있는 특강들도 잠시 중단해야 할 것 같다.


사실 이러한 물리적인 시간과 어떤 상황들 말고도 나를 힘들게 하는 건 내가 얼마나 무지한지를 매일매일 알게된다는 것이다. 모르고 싶은데, 알 수 밖에 없는 이 과정... 이 과정을 넘어간 모든 박사님들을 존경한다.


멋지게 박사학위를 따낸 그런 사람말고, 나처럼 보통사람, 이 글이 어딘가에서 같은 암흑 속을 걷고 있는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됐으면 한다. SCI논문을 몇 편씩 썼고, 지금 어느 위치에 있는 그런 결과론적인 거 말고... 이런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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