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사람들에게 보답하기

13회 회사는 떠났지만, 관계는 남아 있었다

by 베풂과 행복

13일 차. 고마운 사람들에게 보답하기


예전에 저의 신분 변동 소식을 듣고 사무실로 찾아와 인사를 한 직원들이 있었습니다. 같은 부서에서 근무했던 직원들 뿐만 아니라, 타 부서 직원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저에게 조용히 인사를 건넸습니다. 어떤 직원은 작은 선물까지 내밀었습니다. 선물보다 말보다 그 마음이 더 고마웠습니다.


저녁 자리까지 마련해 준 여직원들도 있었습니다. 또 예전에 함께 일했던 직원 몇 분은 점심 약속을 잡고 책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회사를 떠나는 임원에게 이렇게까지 해줄 것이라고는, 솔직히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조용히 잊히는 쪽을 더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마음들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그날 식사 자리에서 무심코 이렇게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나중에 나도 꼭 밥 한 번 살게.” 그때는 의례적인 말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말을 지킬 차례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인사를 왔던 직원들에게 하나둘 연락했고, 점심과 저녁 약속을 나누어 잡았습니다.


회사에 재직할 때와는 분명히 다른 점이 있습니다. 예전에도 점심과 저녁 약속은 많았지만, 그때는 식사가 끝나면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면 되었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점심 약속이 끝나면 직원들은 각자의 사무실로 돌아가고, 저는 갈 곳을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특히 저녁 약속 시간까지 남는 공백은 생각보다 길고 어색합니다.


이런 상황에도 익숙해져야 합니다. 그래서 점심 식사 이후에 머물 수 있는 ‘갈 곳’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더 이상 돌아갈 사무실이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위한 연습이기도 했습니다.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저녁 약속 시간에 맞춰 자리를 옮깁니다. 요즘 저는 회사원이 아닌 일반 사람의 하루를 연습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떠났지만, 관계까지 함께 떠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오늘 하루는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이전 13화부모님께 말씀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