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 '힘내라'는 말이 가장 무거웠다
3일 차. 더 힘들게 하는 선배님과 직원들의 위로
임원 해임 통보에 관한 소문이 퍼진 모양입니다. 평소에 친하게 지냈던 직원들이 직접 방문 인사를 왔습니다. 저를 위로하러 온 직원들입니다. 정말 고마운 직원들이지만 대화의 소재가 퇴임에 관한 내용이라 오래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분위기도 어색하고 대화할 내용도 별로 없어서 나중에 저녁식사를 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저녁 약속을 정하는 것은 대화를 원활하게 마무리하는 것에 매우 효과적이었습니다. 위로하러 온 직원들이 떠나자 공허함이 몰려왔습니다.
한 선배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예전에 부장님으로 모셨던 분이었습니다. “이야기 들었어. 상실감이 크겠구나. 인생 전체를 놓고 보면 큰 일도 아니다. 일단 충분히 쉬어. 힘내라!”
본부장님으로 모셨던 선배님도 전화하셨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 회사 밖에 나오면 할 것도 많고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이 많이 있어. 성급하게 결정하지 말고 일단 쉬면서 천천히 생각해. 힘내!”
후배가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형님!!!. 힘내십시오 다음 주나 그다음 주 형님 편하신 날 소주 한잔 괜찮으신지요?^^~~. 몸이 힘드시거나 여러 가지 어려우시면 먼저 점심으로 뵐까요?”
이것은 분명히 격려와 위로의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심리적으로 더 위축되고 울컥했습니다. 매일 이어지는 위로의 술자리와 카톡의 단골 멘트는 ‘힘내라’였습니다. 이런 말을 계속 들으니 오히려 힘이 빠지고 듣기 싫은 단어가 되었습니다.
만사가 귀찮아졌습니다. 일찍 퇴근해서 집에서 유튜브를 보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새벽 2시에 잠이 깼습니다. 다시 유튜브를 보았습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습니다. 슬프기 때문이 아닙니다. 나이가 들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