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냥 백반이 좋은거 같아.
브런치를 깔아둔지 꽤 되었지만 쓰지 않았던 이유는,
시간을 정해 글을 쓸 만큼 한가하지 않아서-이기도 했지만,
나의 관심사가 누군가처럼
어느 한 곳에 머물러있질 않고,
또 무언가를 계속해서 꾸준히 쓸 만큼
집중력이 뛰어나지 않아서였다고 하자.
어느날은 그저,
삶은 감자에 설탕을 찍어먹고 싶은 날도 있고,
또 어느날은 남은 반찬을 슥슥 비벼 먹고 싶은 날도 있고,
또 비가 오는 어떤 날은
라면을 끓여 계란을 넣을지 말지 고민하는-
뭐 그런 날도 있을텐데,
멀리서 들여다 본 '브런치' 는
서래마을에 둘셋 모여앉아,
쓰디쓴 에스프레소에
갖가지 좋은 야채들을 구워 샌드위치를 만드는,
'난 이런 전문가야' 하는 글과,
또 그 글들이 일목요연하게
'시리즈' 별로 연재되어 있는 것.
그것이 뭔가 나를 이 곳에 쉽게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밤 늦게까지 모니터 앞에 앉아,
육아로 더 지친 주말 밤을
브런치로 정리하게 되는건,
책상 밑에 놓아둔 족욕기 덕분이다.
- 1시간 있으면 정말 개운해진다.
그래, 난 그냥 그런 사람이다.
시덥지 않은 것들을 생각하고,
또 그런 보통의 날들을 살아가며-
오늘은 이런 일이 있어서 좋았다고 반추하는 사람.
그런 사람의 일상도 누군가와 공유되어,
쓰잘데기 없는 활용법 같은걸 시시덕거리며,
그래도 이건 참 재밌지 않느냐며-
그런 하루를 보내는건 또 뭐 어떤가.
정보야, 어쨌든 늘 넘쳐나는 걸.
이제, 노곤노곤 녹아 개운해진 발로
아이 곁에 누워 손가락을, 또 발가락을 쓰다듬으며-
속으로 수만번 '사랑한다' 를 외치다 결국,
목소리로 터져나온 그 말과 함께,
잠든 아이의 볼에, 또 머리카락에
수도없이 뽀뽀를 날려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