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농업 혁신' 의지는 카카오에 어떻게 적용되었을까?
#농업의 경계를 무너뜨리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농업 혁신’에 대한 의지가 뜨겁다. 김 의장은 ‘농업 혁신’이라면 사업성과 관계없이 개인 자금이라도 투자하겠다고 전해지는 등 농업에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오늘은 카카오의 농업 진출의 흔적을 하나씩 들쳐보려고 한다.
■ 카카오의 만나씨이에이 투자
카카오는 벤처투자 자회사인 케이벤쳐그룹을 통해 수경 농업 스타트업 만나씨이에이에 투자했다. 만나씨이에이는 양어장과 수경재배를 결합한 ‘아쿠아포닉스’란 친환경 농법으로 30여 종의 농산물을 생산, 유통하고 있다. 만나씨이에이는 친환경 농장 구축 및 관리에 필요한 솔루션과 제어 설비를 직접 개발·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으로 자체 생산하는 친환경 농작물 판매와 유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만나씨이에이는 자회사인 팜잇을 설립 했다. 팜잇을 통해 누구나 적은 자본으로 공유 농장의 주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팜잇은 와디즈에서 1호, 2호 주식회사에 대해 크라우드펀딩에 성공해 가각 최고한도인 7억 규모 투자를 받았다. 투자자들은 이 회사들의 주주가 되는 동시에 이곳에서 재배한 채소를 배달해 주는 ‘만나박스’ 1개월 이용권을 받는다. 크라우드펀딩 모델을 통해 기존 농업인들에게는 안정적인 수익을, 일반인들에게는 농업 진출에 대한 장벽을 낮춰 주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는 최근에 팜잇을 계열사로 편입했다.
■ 모바일 농산물 유통 플랫폼 서비스 ‘카카오파머’ 론칭
카카오는 2015년 11월부터 3개월 간 ‘제주 감귤 파일럿 테스트’를 통해 농산물 모바일 유통 플랫폼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제 카카오파머를 농업 혁신 플랫폼으로 키우기 위한 작업에 들어섰다. 농산물 유통 플랫폼 서비스 ‘카카오파머’로 고품질의 농산품을 보유했지만
다양한 유통 채널을 확보하지 못한 농가를 위해 유통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카카오파머의 커머스 전략은 무엇일까?
첫째, 플랫폼 비즈니스의 이점 활용하기
카카오톡 이용자라면 누구나 제주 지역 우수 농산물을 구매할 수있다. ‘카카오페이’로 간편 결제까지 할 수 있는 것을 물론 카카오톡 메시지로 주문 내역과 배송 현황 등에 대한 알림까지 받을 수 있는 게 강점이다. 플랫폼 비즈니스에 지역경제 산업을 연결지으면서 플랫폼 생태계의 크기는 더 커진다. 농가는 높은 품질의 농산물의 생산에 집중할 수 있게 되고 카카오는 홍보, 결제, 유통, 물류 서비스로 부가가치를 얻는 것이다.
둘째, 제주를 중심으로 브랜드를 만들기
제주 본사를 중심으로 쌓아온 현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감귤, 녹차, 제주돼지를 중심으로 톡톡 튀는 상품을 만들어가고 있다. IT회사 아니랄까봐 역시나 브랜딩을 잘한다. 패키지 디자인이 잘나왔다. 카카오와 제주의 아이덴티티를 두 개다 잘 녹여낸 디자인이라 생각이 든다. 카카오와 제주를 상징하는 감귤이 절묘하게 겹쳐진다. 근면한 농부의 이미지가 카카오파머에 녹아들어 카카오의 브랜드 가치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셋째, 농가와 기업이 모두 Win-Win 하는 상생 비즈니스 모델 구축
카카오는 벤처신화로 대기업의 반열에 올랐다. 농민들은 대기업이 농업에 뛰어드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최근 LG CNS는 스마트팜과 정보통신기술을 통해 새마을간척지에 뛰어드려고 했지만 무산됐다. 2013년 동부팜한농 시절에 이은 두 번째이다. 농업에서 승자 독식형 비즈니스 모델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없다. 그래서 카카오파머는 중간 유통 단계를 없애 농부에게는 타당한 대가가, 소비자에게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선순환 프레임으로 제안했다. 자연스레 농부의 몫과 가격 구조를 투명하게 소비자에게 공개하고 있다.
넷째,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콘텐츠로 접근하는 판매전략
현재 제주 현지 파트너 10곳과 함께 ‘수망다원 제주 녹차’와 ‘길갈축산 흑돼지’ 등 약 40여종의 브랜드 상품을 내놓았다. 카카오에 아직까지 스타트업의 DNA가 남아있나 보다. 카카오의 마케팅이 남 다르긴 하다. 제주의 자연, 카카오 아이덴티티를 여러 제품에 제대로 녹여냈다. 또 위트 있게 제주의 풍광을 담은 엽서를 만들기도 하고 페이퍼 토이를 보내기도 한다. 또 ‘스티커를 샀는데 귤이 왔다’는 이야기가 돌 정도로 귤 스티커에 대한 인기도 컸다. 카카오는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어야하는 시대라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다.
■ 만나씨이에이 팜잇과 카카오파머는 이어질 수 있을까?
카카오의 산지 신선 식재료 사업으로 국내 푸드테크 사업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과연 카카오파머의 성장은 지속 가능할 수 있을까? 농업에서 각각의 사업과 투자가 유기적인 사업으로 연결 될 수 있을까? 미래에 카카오는 팜잇을 자회사로 편입을 통해 생산에서 유통으로 이어지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꿈꾸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충분히 팜잇으로 농장의 프렌차이즈화를 이루고 메신져 플랫폼과 브랜드로 벨류체인을 하나로 연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가설이긴 하진 말이다.
□ 참고자료
1. ‘푸드테크 2.0시대’…네이버-카카오 ‘신선식품 배송’ 격돌(2016. 9. 1.)
http://www.fnnews.com/news/201608311556104128
2. [머니투데이]김범수의 ‘농업 혁신’ 시동…카카오파머 8월 ‘출격(2016. 6.29.)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6062914141452104&outlink=1
3. 카카오 파머스토리 블로그
https://farmer-story.kakao.com/farmer-story/
4. 만나박스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