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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검콩 Jul 09. 2023

영화 '파운더'로 보는 프랜차이즈 전략

프랜차이즈 사업을 주제로 한 영화는 많지 않다. 영화의 서사를 중심으로 보면 인간의 탐욕으로 볼 수도 있으나 세계적인 F&B브랜드 성공 사례로 보면 치밀한 경영 전략 사례로도 볼 수 있다. F&B 사업에 몸담은 수년 전에 처음 봤을 때는 서사 중심으로 스토리가 보였다가 이번에 봤을 때는 훨씬 맥도날드 비즈니스 중심으로 영화가 보였다. 기승전결로 이어지는 맥도날드의 전략이 체계적으로 보인 점에서 현대의 외식사업의 경영전략으로 영화 '파운더'를 바라보려고 한다.


1. 서비스 효율화와 주방의 스피디 시스템

맥도널드 형제가 주방을 혁신화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당시에만 해도 손님이 차 안에 있으면 웨이터들이 직접 나와서 주문을 받고 가져다주는 시스템이었는데 손님들이 웨이터에게 성희롱을 하는 경우도 많았으며 또한 접시와 그릇도 반납을 해야 하는 구조라 이런 시스템은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는 구조였다. 이런 구조를 손님이 종이팩에 넣어 먹고 싶은 곳에서 먹고 바리는 구조로 사업을 혁신했다. 당시에 매장에 취식이 없는 테이크 아웃 서비스 전용 매장이니 혁신적인 사업 모델이긴 하다.

 

주방의 스피드 시스템도 흥미롭다. 신규 매장을 열다 보면 의외로 제대로 된 동선을 짜기란 쉽지 않다. 채소 손질, 조리, 음료, 소스, 사이드 음료의 모든 단계가 과학적이고 인간의 동선에 맞게 짜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노동자의 피도로가 높아지고 자연스레 생산성은 저하되게 된다.


2. 프랜차이즈 점주와의 파트너쉽과 매뉴얼 경영


맥도널드 형제들이 처음에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었으나 브랜드가 망가진 경험이 있었다. 레이 크록이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고 나서도, 치킨이 잘 팔린다고 독자적인 메뉴를 개발한 매장도 있으며 위생 관리가 잘되지 않은 매장도 있다. 그는 집요하게 매뉴얼 경영을 하였고 동일한 메뉴, 조리방법, 위생관리를 진행하였기에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매장 하나가 잘되는 것 이상으로 모든 가맹점점들이 우수한 퀄리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영매장 관리보다 프랜차이즈 사업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프랜차이즈 본사 사업주 이야기가 많다. 그만큼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사이의 관계가 단순한 갑과 을의 관계 이상이라는 점이다. 근래에 갑을이라는 관계의 프레임으로 그 관계가 보이지만 프랜차이즈 본사와 점주와의 관계는 파트너쉽이 없이는 성장할 수 없다는 부분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3. 외식산업과 떨어질 수 없는 부동산업


장부를 보며 맥도날드의 사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1% 대의 수수료로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의 한계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아무래도 미국은 땅이 넓다 보니 통합 물류 시스템을 갖출 수는 없었을 것 같다. 한정적인 수익에 법인 운영 자금의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때에 미래의 맥도날드 법인의 CEO가 되는 '해리 소너번'의 이야기를 듣고 부동산업으로 그 한계를 돌파한다. 부동산업+프랜차이즈 사업을 혼합한 형태로 법인의 개념에서 자본을 끌어올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한다. 사업을 확장하는 단계에서 부동산을 활용한 비즈니스를 활용하는 점은 단순히 임대차 수익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자본의 증대를 통한 법인 단위에서 사업의 확장성이 커진 부분이기도 하다. 부동산을 매입하면서 더 많은 대출과 투자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점주와의 임대차 관계와 프랜차이즈 계약 관계를 통하여 퀄리티 컨트롤을 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든 부분도 있다.


4.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식재 기술 혁신

 

레이 크록은 밀크 쉐이크의 냉동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의 가루 밀크쉐이크 방식을 제안한다. 맥도널드 형제는 음식의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을 우려하여 엄청난 반대를 한다. 많은 프랜차이즈에서 겪는 사업화 단계이다. 맛집이 프랜차이즈화하는 단계에서 어느 정도의 수익성을 보장하려면 적당한 수준에서의 맛과 수익성 중간 단계를 찾아야 한다.


수익성을 갖지 못한 외식사업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 마치 '사장님이 미쳤어요'라는 말처럼 몸은 힘들고 돈은 안 벌어지는 구조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에서 식재료의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 근래에 프랜차이즈들도 공장에서 중간단계의 가공을 통해 효율성을 갖추고 간단한 조리만으로도 퀄리티를 높이는 방식들이 계속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부분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5. 결국에 프랜차이즈 사업은 시스템이 아닌 브랜드 사업


가장 마지막에 '레이 크록'과 '맥 맥도날드'와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온다. 처음 만날 맥도날드의 시스템을 보여줬는데 왜 똑같이 사업을 할 수 있었는데 하지 않았냐는 이야기였다. 레이 크록은 '맥도날드'의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한다. 맥도널드의 주방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줬는데 맥도날드가 성공했냐고 다시 되묻는다. 맥도날드를 특별하게 만든 것은 체계가 아니라 이름이라고 말한다. 맥도날드는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네이밍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마치 미국처럼 말이다. 그러면서 촌스러운 이름인 크록이라는 가게에서 음식을 먹고 싶냐고 다시 되묻는다.


레이 크록은 맥도날드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할 때 아치 모양의 맥도날드 로고를 보면 식사를 떠올리고 가족을 떠올리게 만드는 레스토랑계의 교회를 만들겠다고 한다. 맥도날드는 그 자체로 미국스러웠다. 그렇기에 브랜드의 확장성은 폭발적이었다.


사업이라는 것은 성장하고 변화하고 경쟁하고 성장하는 것임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였다. 사업이라는 것은 유기적이다. 굉장히 많은 요소들의 경쟁 우위가 맞물려 성공의 신화를 만든다. '파운더'를 통해 탐욕이라는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전략을 들여다보면 보다보면 현대 경영의 서사를 읽을 수 있게 된다. 그 누군가에게는 '탐욕'으로 읽히고 누군가에게는 '치열함'으로 읽히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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