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8 일요일, BLOCK 일기
4/18 일요일
반가운 분들이 오셨다. 토요일 밤에 회포를 풀었다. 이사를 축하해주시러 이 먼곳까지 오셨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즐겁게 마셨다. 두분의 주량에 비하면 물방울 정도 마셨지만, 술이 약한 나는 항상 다음날엔 숙취에 시달린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났는데, 생각보다 몸이 괜찮은 것 같았다. 그래서 오늘은 3세트(9 BLOCK) 집중하기로 하고 계획을 바꿨다. 그런데 커피한잔 내려서 책상에 앉으니 집중이 안된다. 무엇보다 무엇에 집중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머리가 복잡하고 정리가 안된다.
이럴때 나의 안 좋은 패턴이 꼭 뛰쳐나온다. 유튜브를 방황하는 거다. 내가 지금 집중 해야할 것이 확실한 날은 이런 패턴에서 빠져나오는게 쉽다. 그런데 그렇지 않으면 이상하게 마치 자석에 이끌리는 쇳가루처럼 빠져나올수가 없다. 오늘이 딱 그랬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잠을 제대로 못잤고, 숙취는 없다고 생각했지만 계속 피곤했다. 그걸 억지로 지금 뭔가 해야한다는 마음으로 없는체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 또한 항상 후회하는 패턴이다.
이럴때 답은?
그냥 쉬는거다.
푹 쉬고나서 몸 상태가 좋아지면, 그때 다시 달리면 된다. 그런데 사람 마음이 그게 잘 안되다. 욕심은 앞서서 지금 잠깐 쉬는게 오히려 낭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럴땐 달리는게 낭비다. 우선 쉬어야 한다. 몸이 좋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
바로 쉬진 못했다. 아내님의 심부름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심부름을 위해 차를 끌고 간성에 가서 닌텐도 스위치를 받아서 오는데 날씨가 예술이다. 문득 바닷가 마을로 빠져서 카페에서 커피한잔 하고 싶어졌다. 그런데 버릇이 또 이럴때 느긋하고 여유롭게 커피한잔 하지 못한다. BLOCK을 만들어야 할게 태산이라 그걸 어떻게 해야지? 하는 고민에, 또 왜 최소한 노트와 펜은 챙겨오지 않았을까? 하며 스스로를 탓하고 있다.
순간 이런 잠깐의 여유, 행복을 즐기지 못하는 내 스스로가 안타깝다. 결국 고민에 고민하다 집으로 향했다. 무엇보다 피곤했다. 집에 도착해서는 마음을 정했다. 지금은 무언가를 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쉬자. 일단 몸 컨디션을 회복하는게 먼저다.
그런데 쉬는것도 문제다. 하하. 참 이렇게 쉬려고 할때도 뭔가를 해야한다는 강박이 있는것 같다. 집중 목표를 제대로 끝낸 날은 그냥 누워서 자는데 집중한다. 이어폰을 끼고 유튜브를 또 듣고 있다. 원래는 명상 음악을 들으면서 자려고 한건데, 폰에서 명상앱이 아니라 유튜브를 클릭한다. 침대에 누워서 유튭 삼매경. 물론 노는건 아니야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듯, 최동석 박사님 강의를 듣지만, 분명한건 지금 듣는건 이도저도 아니라는거다. 30분정도 나도 모르게 듣다가 정신을 차렸다. 그냥 유튜브 앱을 삭제했다.
부끄럽지만 이것도 패턴이다. 유튜브는 PC로만 보자고 하고 지운다. 그러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다시 스마트폰에 설치하는거다. 그래도 아직 3일째 다시 설치하진 않고 있다.
그리고 명상 음악을 들으며 심호흡을 고르며 정신을 모았다. 그리고 잠이 들었다. 나도 모르게 정말 깊게 잔것 같다. 두시간정도 자고 일어났다. 정말 개운하다.
밤 8시였다. 몸은 완전히 다시 살아난 기분이다. 물론 그렇다고 책상에 앉고 싶진 않았다. 그리고 강아지 산책도 나가고 싶진 않았다. 귀찮았다. 그래도 봄, 브루스(강아지 두마리) 두녀석은 모두 실외배변을 하기 때문에 최소한 아침, 저녁으로 하루 두번은 산책을 시켜야 했다. 산책은 내 몫이기때문에, 귀찮지만 잠옷에 가운만 걸치고 두 녀석을 데리고 나갔다.
얼마나 참았는지 나가자 마자 화단에 볼일을 본다. 그런데 참 신기한건 귀찮지만 또 나오면 너무 상쾌하다는 거다. 이것도 매번 반복이다. 사람이란 참 바보같다. 우리 강쥐들에게 고마워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저녁 산책을 하고 들어와서 씻고 정신을 차렸다.
이때 BLOCK의 장점이 발휘된다. 평소 같으면 일요일이고, 원래 쉬기로 한 날이니까, 그냥 쉬다가 잤을거다. 하지만 BLOCK을 하면 어쨌든 가능하면 1BLOCK은 해야한다는 책임감이 든다. 오늘은 나도 사람인지라 그냥 쉬던지 영화나 한편 볼까도 했지만, 컨디션을 회복하고 나니, 1 BLOCK이라도 먼저 하자고 마음을 잡았다.
이때 나에게 가장 중요한것은 집중이 안되거나 한다고 절대! 유튜브등 삼천포로 빠지지 않는 것이다. 오늘 처럼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 억지로 하려고 하면 쉽게 빠진다.
그렇게 1 BLOCK을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다시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다시 졸릴때까지 페이지 업데이트 작업을 했다. 자정을 넘고 있다. 목표만큼은 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막판에 정신을 차린 것은 칭찬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