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없산왕
이라는 말 아시나요?
축구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당연히 아실텐데
'메시가 없으면 산체스가 왕'의 줄임말 입니다.
메시는 다들 아실텐데, 산체스를 모르시는 분도 계시겠죠?
산체스는 칠레 국가대표 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축구선수중 한명입니다.
산체스는 2010년 초 바르셀로나에서 메시와 함께 뛰었습니다.
산체스도 엄청난 선수였지만, 메시는 GOAT (Greatest of all time) 였죠.
당시 축구계는 신계에는 '메시, 호날두' 인간계에는 '산체스와 또 누군가 (이름이 생각이 안나요, 이 선수도 엄청났는데)'로 표현했습니다. 아무리 잘해도 인간계에 있는 산체스는 항상 신계에 있는 메시의 그늘에 가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산체스는 얼마 있지 않다가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떠나서 EPL 아스날로 이적합니다. 그리고 바로 아스날에서 엄청난 실력을 보여줍니다. 문제는 그 후 몇년간 아스날의 별명이 사(4)스날이란 것입니다. 항상 잘해도 못해도 4위를 했기 때문에 이런 별명이 생겼죠. 당연히 챔피언을 꿈꾸며 이적했던 산체스는 많이 실망했죠. 3,4년을 아스날에서 소년가장으로 최선을 다했지만, 항상 기대를 비껴갔습니다.
그렇게 산체스는 우승을 위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합니다. 문제는 이때부터 였습니다. 산체스의 경기력이 약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맨유 팬들의 기대는 실망으로 변했습니다. 메없산왕의 산체스니까 곧 다시 올라올꺼야 라는 기대는 점점 사라졌습니다.
그렇게 산체스는 맨유에서 몇년간 실망적인 경기력을 보이고, 이탈리아 세리A로 이적합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산체스는 예전의 기량을 찾지 못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축구 팬들의 기억에서 많이 잊어졌습니다.
제가 갑자기 산체스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자신을 자책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물론 잘 못했으면 자책해야 하죠. 하지만 과도한 자책은 오히려 편리한 자기방어의 도구 일 뿐입니다.
바르셀로나의 산체스가, 아스날의 산체스의 축구 실력이 맨유로 이적했다고 사라졌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자신과 맞지 않는 구단, 감독, 동료, 시스템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합니다. 절을 옮길 수는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산체스가 얼마 안가서 맨유가 자신과는 맞지 않는 팀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바로 다른 팀을 알아봐서 도전을 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봉을 낮추고, 자존심을 버리더라도 그렇게 했으면, 다시 예전의 산체스로 돌아갔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떻게든 자신의 탓으로 생각하고, 팀에 맞추려고 노력했지만, 날이 갈수록 처음에는 멘탈 때문이었던 실력이 실제로 점점 떨어지면서, 더욱 더 자책하고 자신감을 잃어갔을 것 입니다.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이 내 탓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모든 것을 내 탓으로 할 수록, 정말 내 탓이 되고, 그게 핑계가 되고, 결국 습관이 됩니다. 지금 있는 곳이, 지금 하는 곳이 여러분과 맞지 않을 뿐 입니다.
나는 왜 이렇게 일을 못하지? 이런 자책을 하진 않나요?
사실 제가 그랬습니다. 회사를 다니면서 일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살았는데, 2019년 한해는 '나는 정말 일을 못하는 구나'라고 나 자신을 자책만 했습니다. 자책할수록 자신감도 떨어지고, 의욕도 더 떨어졌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알았습니다. 아 그때의 내가 나와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었다는 것을.
또한 깨달았습니다.
자책이 가장 쉬운 도피방법이라는 것을.
물론 저는 어떻게든 제 혼자의 힘으로 만들고, 쓰고, 살아가기로 결심했습니다. 회사로 돌아갈생각은 없으니까 다시 나의 바르셀로나나 아스날을 찾을 생각은 없습니다. 지금 제가 만들어가는 것이 바르셀로나라고 생각하니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계속 회사를 다니겠죠. 하지만 혹시라도회사에서자존감에 상처를 입거나, 그렇게 자신을 자책한다면, 당장 멈추세요. 객관적으로 살펴보세요. 정말 내 능력이 부족한 건지, 아니면 지금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지.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고 있다면,
여러분께 맞는 옷을 찾으면 됩니다.
찾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