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씨년스럽다.

by 블록군

을씨년스럽다.


을씨년스럽다는 말 들어 보셨죠? 요즘은 많이 쓰지는 않지만, 문학작품에서는 종종 보곤 합니다. 정확하게는 몰라도 을씨년 스럽다 그러면 뭔가 어둡고, 쓸쓸한 느낌이 드는 것은 대부분 아실거예요.


을씨년스럽다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이 나옵니다


형용사

스산하고 썰렁하다.
"날씨가 을씨년스러운 게 곧 눈이라도 쏟아질 것 같다"

살림이 매우 군색하다.
"을씨년스럽던 피난 생활이 바로 어제 일 같다"


그렇다면 ‘을씨년스럽다’는 어떤 어원에서 나왔을까요? ‘을씨년스럽다’를 풀면 ‘을사년같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을사년은 1905년을 말합니다. 지금으로부터 딱 120년전 입니다. 1905년 을사년에 무슨일이 있었을까요? 네! 을사조약, 아니 을사늑약이 있던 해 입니다.


(명목상)대한제국이 국권을 강탈당하고, 어쨌든 정식으로, 일본에게 병합된 해 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매국노 이완용은 이 을사늑약을 체결한 장본인입니다. 그렇게 대한제국은 일본의 서류상으로도 정식적인 속국이 됩니다. 조선의 통치권은 이후 조선총독부로 넘어가게 됩니다. 고종은 폐위되고, 왕의 역할을 조선 총독부 통감이 하게 됩니다. 그리고 제 1대 조선 총독부 통감은 이토히로부미 입니다.


1905년 11월 17일 을사늑약이 체결된 날, ‘을씨년스럽다’는 말이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120년이 흘러 2025년 을사년이 또 한번의 을씨년이 될 뻔 했습니다. 하지만 과거가 미래를 도울 수 있을까? 라는 한강 작가님의 물음에 답을 하듯, 1980년 5월 18일 광주가 2024년 12월 3일 대한민국을 구했습니다. 다시한번 그 지옥이 펼쳐질뻔한 날, 여의도로 자기 한몸 돌보지 않고 나가셔서 우리나라를 구해주신 시민과 국회의원 분들께 다시한번 감사 드립니다. 그분들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120년 만에 또 한번의 늑약을 맞이할 뻔 했음이 분명합니다. 좌우, 여야를 떠나서 이 건 분명히 해야합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국가라는 것을.


그 이후 2-30 여성 중심으로 펼쳐진 응원봉, 키세스 단, 남태령의 기적등.. 은 대한민국이 그래도 정말 아직 가능성과 희망을 갖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작년 내내 미국을 중심으로 중국등 전세계가 AI를 촉매로 해서 미친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절망했습니다. 아니 할뻔 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우리나라는 저력이 있음을 발견하며, 다시 한사람으로서 힘을 내게 됩니다.


그리고 이제 다시한번 재대로 을사년 새해가 시작됐습니다. 120년만에 찾아온 2025년 을사년은 대한민국에게도 그리고 우리 모두 개개인에게도 1905년의 을사년에 핵펀치를 먹이는 역전의 해가 되길 기대합니다.


분명히, 그렇게 될 겁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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