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017-221115
221017
채광이 하나도 들지 않는 허름한 신경정신과에서는 고무나무를 키운다.
시들지는 않지만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고무나무 잎에는 언제나 먼지가 켜켜이 쌓여있다.
눈길조차 잘 주지 않았지만 오늘따라 눈에 띄어 들여다보니,
먼지가 가득 쌓인 이파리들 사이로 올라온 연두색 새순이 보였다.
살아야지, 저 고무나무도 저렇게나 꿋꿋한데.
221115
이태원 참사를 보며, 죄책감이 들고야 말았다.
살아야 할 어린 새순들이 돋아나기도 전에 시들어버리는 모습에.
살아있음이 허망하면서도 그동안 내가 나의 생명을 너무 경시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았다.
오늘, 한 달만에 다시 들여다본 신경정신과의 고무나무의 새순은 돋아나던 중 시들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