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활용의 평가

다음 해를 준비하기 위해

by 꽃에서 꽃이 핀다

2025년 'AI를 통해'

우리 조직은 얼마나 성장했을까?


1. 효율 : A


업무에서 AI 효용은 처음부터 효율의 관점에서 기대가 높았다. 워크플로 툴을 통해 여러 AI와 기존의 사무용 툴들이 연동되기 시작하면서 효율화의 속도도 빨라졌다. 여전이 디테일에 있어서는 인간의 개입이 필요하지만, 같은 일을 얼마나 빨리 해낼 수 있는가만 기준으로 두고 돌아보면 특히 단순 통계 업무에서의 속도는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디자인도 마찬가지. 한 사람이 꼬박 하루를 작업할 보고서 디자인을 젠스파크는 5분 이내에 뽑는다. 사람은 절대 따라가지 못 할 속도다.


다만 대부분의 업무를 재확인하거나 재작업하는 프로세스는 사람이 한 일을 관리 감독하는 것보다 번거롭다. 여전히 할루시네이션이 발생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거짓까지는 아니라도 사람보다 목적의식적인 비약과 단정짓기가 심한 것은 손이 많이 간다. 일잘러라면 눈빛만으로 할 일을 장문의 정교한 프롬프트로 지시해야 하는 것도 여전한 고충이다. 그러나 시간 단축의 효율이 압도적이기에 나머지 고충은 상쇄된다. 계속 좋아질 부분이기도 하다.


2. 퀄리티 : B-


AI의 작업물은 특유의 향기가 난다. 말 그대로 AI스럽다. 그래서 마냥 나쁜 것은 아니지만 어딘지 찍어낸 콘텐츠의 느낌이 난다. 인공지능이니까 논리정연할 것 같지만, 구조만 갖추었을 뿐 설득럭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 참고자료를 제시하면 참고자료에만 집착한 듯 한 점도 시야가 좁은 사람과 일하는 기분이다. 불필요한 말들을 최소화하지 않고 반복하는 부분도 전체 퀄리티를 떨어져보이게 한다. '군더더기 없는' 보고서는 좀처럼 잘 안 나온다.


물론 사람이 손을 대면 달라진다. AI가 작성한 내용 중 쓸데 없는 부분을 잘라내고 새 이음새를 그려넣을 때마다, AI 시대에 인간 업무자의 역할은 당분간 편집자에 가깝겠구나 생각한다. 평가자가 아니라 편집자다. 좋다 나쁘다만 말할 줄 아는 관리자는 이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다. 어떻게 고쳐야 할지 알고 지시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창의적인 부분도 숙제다. 아직 AI의 결과물들은 뻔하거나 기상천외하거나 그 사이에서 균형을 찾지 못하고 랜덤으로 튄다. 기획단계에서 어떻게 일해야 AI가 뻔하거나 괴상흔 답변만 내놓지 않을까? 프롬프트 이전의 문제다.


C. 팀웍 : C+


이 부분은 판단하기 모호하다. AI는 팀 구성원간 협력에 좋은 영향을 끼쳤는지? 일단 표면적으로 아니라고 생각한다. AI를 이용하면서 각 1인이 1 어시스트를 얻은 것처럼 일한다. 교차로 보던 일들을 이제 AI와의 문답 속에서 해결한다. 팀원끼리의 소통은 줄고 컴퓨터만 바라보는 시간이 늘었다고 해야할까. 토론 시간에도 AI가 개입된다. 회의 중에도 '제미나이에서는 이런 걸 제시하네요' 같은 멘트들이 나온다. 회의 중에 AI를 열어두는 게 맞을까? 아니라고 할 수도 없다. 이전에도 회의 중 실시간으로 인터넷을 검색하면서 콘텍스트를 풍부하게 가져갔다. AI가 함께 하면 회의 인원이 늘어난 효과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회의하다보면, 누군가는 AI의 대변인처럼 말하고 있고 집중력이 낮아진 사람도 생긴다. 다른 사람 의견에 집중하기 보다 모니터에 집중하는 경우도 있다. 소통에서 오는 시너지가 떨어진다.


이 부분은 AI로 빨라진 업무 속도의 부작용 같다. 자료의 수집도 분석도 AI가 순식간에 해낸다. 사람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AI가 찾아낸 자료를 다 읽는 것도 벅차다. 수 시간, 수 일에 걸쳐 검색하고 읽고 요약하면서 자료집을 만들었을 때에 비해 머릿속에 쌓인 사전 지식의 수준이 얄팍하다. 요약된 핵심만 알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자료를 찾을 때 버려졌던 덜 중요한 정보도 정보인데, AI를 통해 찾은 자료로 학습된 뇌는 이런 부분을 전혀 모른다. 요약된 핵심만 알고 있는 상태로 회의를 하면 회의가 창의적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이 부분은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다.


일단 결론.

여기까지 보면 내년 AI 활용의 과제를 다음과 같이 뽑아볼 수 있다.


○ 효율 측면 : 검증과 교정의 비효율을 마저 해결할 방법 찾기.


○ 퀄리티 측면 : 팀원들 모두 단순 실무자가 아니라 기획자이자 편집자로서 성장하기. 하지만 이것은 실무를 통해 성장하는 역량이다. 관리자가 되기 위한 학습 과정을 스킵한 채, AI가 해오는 업무 퀄리티를 관리해야 하는 역할을 어떻게 잘 할 수 있을까?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팀워크 측면 : 실험적으로, 회의 시간에 AI를 사용하지 않기로 해볼 수 있겠다. 하지만 그것이 유일한 정답이라기보다, 결국 AI 에이전트를 다루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추가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2026년도 불가피한 AI와의 동행을 기왕이면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숙고와 논의가 중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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