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적인 것은 없다는 사실만이 절대적이다
나는 한동안 쿠팡을 '잘 썼다'. 처음에는 아이를 낳고 몇 년간, 기저귀나 급히 필요한 그런 품목들을 신세졌다. 그리고 잠시 뜸했다가 최근 몇 년 전부터는 와우 회원이 됐다. 새벽 식료품 배송이 절실했고, 마켓컬리를 쓰지 못 할 상황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쿠팡 없이는 살 수 없다고 생각할 만큼, 모든 것을 '쿠팡했다'. 아이가 다음 날 아침 사가야 하는 노트 한 권까지.
그리고 쿠팡이 의도 또는 인도한 대로, 쿠팡이츠와 쿠팡플레이도 썼다. 이미 와우 구독료를 냈기에 다른 서비스를 써야 할 이유가 없었다. 내 소비는 점점 쿠팡 의존적이 되었다.
그러다가 어느 연말, 카드회사가 연간 사용 내역을 '분석'한 데이터를 받았다. 카드 사용액 1위는 쿠팡이었다. '잘 썼으니' 당연한 것이었지만, 내역을 살펴보다가 이내 깨달았다. 절대적으로 필요하지 않은 품목까지 소액으로 야금야금 '사대고' 있었음을. 한 권 살 노트를 다섯 권 사고, 한 봉지 살 물건을 한 박스 샀다. 물건의 교치 주기가 빨라졌다. 조금 낡은 수건을 바꾸고 싶어지는 그런 식이었다. 불필요한 옷과 신발을 샀다. 굳이 필요 없는 간식을 샀다. 언제든 시킬 수 있고, 빨리 배송받을 수 있으며, 쿠팡의 사입과 아마도 판매자에게 반강제되어 만들어진 할인 가격이 매력적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정된 구독료를 이미 지불했으므로 그 서비스들을 누릴수록 내 이득이 크다는 착각이 개입된 산수가 그 소비를 자극했다.
하지만 이미 지출된 금액(구독료)에 대해 보상 받기 위해 추가 소비를 하면 결국 소비자가 돈을 벌까, 쇼핑몰이 돈을 벌까? 쿠팡은 내게 꼭 필요한 것 같았지만, 결국 내가 더 많은 돈을 쓰게 만들고 있었다. 나는 머뭇거리며, 쿠팡 없이 잘 살 수 있을 지 자신이 없는 상태로, 실험적으로 쿠팡을 끊었다.
그리고 새벽에 필요한 물품을 포함해서 수시로 '시켜대던' 모든 제품들은 다시 그 필요성을 검토했다. 어떤 것들은 이미 집에 적당한 대체제가 있었고, 어떤 것들은 조금 비싸도 개별로 사는 것이 자리 차지를 하지 않는 소비였으며, 조금 더 써도 되는 것을 미리 사는 일이 사라졌다. 나는 내 소비 욕구에 좀 더 객관적이 되었다. 카드 지출이 확실히 줄었다. 정말 급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배송료를 내고라도 쿠팡손을 빌리면 됐고, 단발적으로 내는 배송료가 차라리 경제적이었다. 그리고 실제 쿠팡 신세를 져야 할 일은 거의 생기지도 않았다. 그것이 나와 가족의 생존에 필요하다는 오랜 믿음이 우습게 느껴질 만큼.
요즘 뉴스에서 시끄러운 쿠팡 이슈에 옳다 그르다를 잘라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단지 소비자로서의 사소한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 나는 엄마이고, 주부이며, 워킹맘이다. 물론 사람마다 가정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온라인 쇼핑에 가장 의존적인 집단이 있다면 아마 나는 그 집단에 속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절대적인 쇼핑몰 같은 것은 없고, 어떤 쇼핑몰이 절대적이라는 믿음은 나의 소비를 수동적으로, 타율적으로 만들기 쉽다는 것을 이제 안다.
소비는 개인의 선택이므로,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