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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oori Jul 18. 2022

[육아일기] 임신, 출산 외의 복병

모유수유, 그 험난한 여정


출산의 고통, 제왕절개의 고통은 시간이 흐르면 언제 그랬냐는듯 호전된다. 

(물론 제왕절개는 잔여의 수술 후유증(?)이 있기는 하다 추후에 썰을 풀도록..)


그리고 시작되는 새로운 고통은 바로.. 


모. 유. 수. 유. 


직관적으로는 모유수유가 힘들다니 이상하게 느껴진다. 당연히 엄마는 젖이 원활히 돌고 아기는 젖을 잘 물고 잘 빨아야 할 것만 같은 자연의 섭리가 지켜져야만 할 것 같은데, 실상은 많은 엄마들이 모유수유에 울고 웃는다. 


나 자신이 거의 분유만 먹고 자랐고 건강은 자부하는 편이라 모유수유에 큰 환상이나 기대, 믿음은 없는 편이다. 주변에 모유수유로 자랐어도 알러지가 있거나 면역력이 부족한 경우도 왕왕 있기 때문에 모유수유에 관련된 신화 같은 말들을 가볍게 넘기기도 했고 말이다. 그럼에도 엄마가 되니 내가 아기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주고 싶은 욕심이 든다. 초유만 주자라고 생각했던 것이 나중에는 젖양을 어떻게 늘릴지 궁리하게 되고(모유양 늘리는 가슴 마사지에도 투자..) 젖양이 늘어나니 아쉬운 마음에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가 아직도 단유를 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우리 아기는 모자동실이 안되는 병원에서 태어나서, 태어나자마자 젖병으로 분유를 먹었고 초반에 대부분의 엄마가 그렇듯 모유가 부족하다보니 분유로 보충을 하는 과정에서 유두혼동이 와서 젖을 잘 못 물었다. 주고 싶어도 주지를 못하고 주려고 하면 동동거리며 짜증을 부리는 모습을 보자하니 내가 뭐하는 건가 싶다가도 모유는 주고 싶은 마음이 계속되어 갈팡질팡의 연속이다. 그리고 아이가 젖을 거부하면 나름대로 마음의 상처를 입는 느낌..? 거기다 3-4시간마다 유축, 새벽 유축은 또 얼마나 적응이 안되는지,, 근데 그러면서 내려놓지 못하는 나 자신도 이해가 안되고 도저히 이성적이고 합리적이지 않은 사고와 감정의 연속이다. 


다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모유수유인데 왜 그렇게 괴롭고 고통스럽고 짜증스러운지. 아이가 직수를 거부하는 모습에 단유를 결심했다가 또 갑자기 젖을 물기도 하는 모습에 더 먹이자 하는 번복의 번복이 지속된다. 아기가 젖을 무는 모습은 사랑스러움 그 자체라서..! 아가의 무기는 정말 귀여움이지 말이다.


그리고 모유수유를 하다 보면 가슴도 아프고 심하면 젖몸살이 오기도 하는데 어떤 엄마는 젖몸살이 출산의 고통보다 심하다고 했다. 유두에 상처도 잊을만 하면 나고 피도 보고(?) ... 임신, 출산, 육아는 정말이지 엄마의 몸을 갈고 갈아서 하는 것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모유수유를 내려놓지 못하는 걸 보니 나도 엄마는 엄마인가 보다. 복직이 코앞이라 곧 단유를 해야만 하지만 할 수 있는만큼은 해보려 한다. 그래도 복직 3주 전에는 단유해서 술도 마시고 놀아야지.. 엄마가 행복해야 아기도 행복하니까?


 


Bloori,

2022. 0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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