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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oori Jul 14. 2022

[출산일지] 잊기 전에 기록해보는 나의 출산 이야기

임산부 졸업과 육아의 시작

임산부 졸업

.

.


그리고


.

육아의 시작




결론부터 말하자면, 

임신, 출산은 정말 서막에 불과했다는 것.


진짜가 나타났다아악!!!


6월 초 출산은 이미 예정되어 있었다. 자연진통을 기다리는 자연분만이 아니라 제왕절개였기 때문. 임신 중 입덧 외에 감사하게도 별다른 이벤트가 없었지만 자연분만과 제왕절개의 출산 후 후유증을 비교했을 때 내가 좀더 감당할만한 게 제왕절개여서 수술을 선택하게 되었다. 


태어나서 처음하는 수술인지라 긴장이 안되지 않았지만, 

자연분만도 아프고 제왕절개도 아프고 

아프다고 수술 안 할 것도 애를 안 낳을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며

마인드 컨트롤을 해보았다. 


막달이 되고 하루하루가 갈수록 확실히 몸이 고되고 몸이 무거워져서 사실 빨리 아기가 태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수술 당일날에는 생애 첫 수술이어서 드는 긴장과 두려움도 있었지만 후련함도 컸다. 


수술실에 들어가고도 비현실감에 사실 어리둥절하고 어벙벙했다. 

간호사 선생님들이 긴장되냐는 말을 여러 번 물어보셨는데 긴장되지도 않았고 얼떨떨했다는 표현이 정확했다. 그러던 중 하반신 마비가 시작되고 다리의 느낌이 이상해지면서부터 당황스러움이 몰려왔던 것 같다. 


뜨끈하면서 뭔가 저릿한 것 같기도 하고 감각이 사라져버린..!

눈은 말똥말똥 뜨는데 심장박동이 너무 빨라 마취하시는 분이 숨을 쉬라고 한다. 숨 쉬는 것을 까먹은 모양이다. 


모든 준비가 끝나고 원장님이 오셨고 본격적인 절개가 시작된다. 정말 하나도 아무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리고 몇 분이나 됐을까 몸이 덜컹하더니 아기 울음소리가 난다.

앗.. 우리 아기구나!

덤덤하던 내가 눈물이 핑 돈다. 그렇게 고개 너머로 열 달간 품은 푸름이(태명)를 마주하니 감격스럽다. 

 푸름아~ 안녕~? 하고 말을 건네본다. 


그리고는 잠시 잠에 든다. 


이후 약 40분간은 자궁 내부를 정리하고 절개한 부위를 봉합하는 수술을 한다고 한다. 


전해 듣기로 안사람(이라 쓰고 남편이라 읽는다)이 탯줄을 자르고 아기를 보고는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이제는 연인 이상 원래도 가족이었지만 더 가족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전우애랄까?ㅋㅋ


그리고 회복실에 옮겨서 다시 아기를 만나고 품에 안아보고 손가락으로 얼굴을 쓰다듬었다. 너무 사랑스럽고 귀엽고 손에 남은 아기 피부의 감촉이 너무너무 좋아서 지금도 잊히지 않고 그립다. 내가 품고 낳았지만 그때도 신기했고 지금도 신기하다. 


제왕절개는 수술후 12시간은 고개를 들지 않아야 해서 누워만 지냈다. 첫날은 진통제빨로 별로 안 아팠는데 오히려 자궁수축제 때문에 아팠다. 그리고 무통과 페인버스터를 떼는 3-4일째부터는 좀더 아프고 저녁이 될수록 열감이 올라와서 괴롭다. 이럴 땐 엉덩이 진통제 주사를 간호사샘께 부탁드리면 놔주시고 좀더 낫다.


걷기는 수술 다음날부터 걸을 수는 있다. 아기 면회 가려고 열심히 걷기 운동을 했다. 코로나 때문에 모자동실도 못하고 창문 너머로 잠깐씩 보는 것만 가능해서 아쉬웠다. 그래도 그 시간이 어찌나 소중하고 애틋한지. 사진과 동영상으로는 맨날 자는 모습이지만 실제로 보면 미묘한 아기의 얼굴 변화를 구경할 수 있었다.


 조금 회복이 되면 아기 모유수유하라고 수유콜을 받는다. 아기 젖을 물리는 순간도 어찌나 신기하고 감격스러운지..! 


통증은 일주일즈음 되면 살만해진다. 기적의 7일이라고 엄마들 사이에서 이야기한게 딱 맞더라. 그리고 매일매일 조금씩 더 나아지고 움직이도 편안해진다. 시간이 해결해주는 부분!


 그리고 이제 진짜 육아가 시작되었다. 


육아에 대해선 할말이 많다. 


다음을 기약하며..!


출산에 대한 기록은 여기까지.



Bloori,

2022. 0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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