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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언어치료는 어떻게 받나요

by 레몬트리

우리 아이는 30개월에 받은 언어발달검사(SELSI)에서 수용언어 21개월, 표현언어 16개월 수준으로 언어발달지체에 해당한다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함께 받은 베일리검사에서도 인지발달 평균 하 수준, 언어 발달지연 수준, 운동영역 경계선 수준이 나왔어요. 교수님께서는 주 2회 언어치료와 놀이치료, 감각통합치료를 받으면 좋겠다고 추천해 주셨어요. 또다시 수많은 선택지 앞에 놓이게 된 순간이었죠.

저는 충분히 알아보지 않은 채로 언어치료를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그래서 시행착오를 겪게 되었어요. 언어치료를 고민하고 있는 부모님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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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


1. 상급종합병원 또는 개인병원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치료사의 전문성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병원의 수가 적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언어치료를 받게 되면 매주 1~2회 방문해야 하므로 동선에 대한 고려도 필요합니다. 단순 언어지연이 아닌 질병, 질환 등이 원인이 되어 언어지연이 동반되는 경우 그 원인에 해당하는 과에 상주한 언어재활사의 치료를 받을 수 있어서 더 효과적일 수 있어요.


언어치료를 제공하는 개인병원에서도 언어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병원마다 제공하는 치료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방문 전에 미리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병원의 경우 사설 센터보다 치료비용이 더 비싼 편이지만(저희지역 기준 1회당 약 8~10만원), 실비 보험 청구가 가능하여 실비 청구 시 실제 부담금은 적은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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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설 언어치료센터

‘언어치료’로 검색하면 나오는 일반적인 센터입니다. 병원이나 복지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가 많아 접근성이 좋고, 병원보다 운영시간도 긴 편입니다. 바우처 사용이 가능한 곳, 불가능한 곳, 제공하는 수업도 다르고 센터마다 가격 차이도 큰 편입니다(저희 지역 기준 1회당 약 5~8만원).


발달재활바우처를 이용하는 경우 바우처 사용이 가능한 센터를 선택해야 하므로 선택의 폭이 좁지만, 바우처 없이 사설센터를 이용하는 경우 센터마다 장단점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곳을 직접 알아보시고 각 가정의 상황에 맞게 기준을 두고 선택하시면 됩니다. 보통 거리, 비용, 특정 선생님을 기준으로 선택하는 것 같습니다.



3. 복지관

가까운 종합사회복지관 또는 장애인 복지관에서 언어치료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비용이 저렴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단점은 병원이나 사설센터에 비해 수가 매우 적어 이용하기까지 긴 대기시간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사는 지역은 주변에 복지관이 많이 없어서 대기가 1년 이상 걸린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가까이에 복지관이 있으면 대기를 걸어두고 다른 곳에서 언어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4. 홈티

언어치료사 선생님이 집으로 방문해서 언어치료를 받는 수업을 홈티라고 해요. 가까이에 센터가 없거나 어린 동생이 있어 꾸준히 치료실에 방문하기 어려울 경우 이용하기 편리합니다. 일반적으로 병원이나 센터는 선생님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으면 배정되는 선생님을 만나게 되는데, 홈티의 경우 선생님의 경력 등을 미리 확인하고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선생님이 집으로 방문하시는 만큼 치료실만큼의 자료를 활용할 수 없다는 점과, 센터보다 비싼 비용이 단점입니다. 바우처가 되는 선생님도 있다고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바우처 사용이 어렵습니다.



언어치료를 할 수 있는 기관이 생각보다 많지만 나에게 맞는 기관을 찾기는 어려워요. 기존에 치료받는 친구들이 있다 보니 원하는 시간대에 자리가 있는 센터는 많지 않습니다. 어린이집 하원 후 시간대는 찾기 쉽지 않더라구요. 저는 원하는 시간대에 대기를 걸어두고 당장 수업이 가능한 시간대의 수업부터 받기 시작했어요. 보통 새 학기가 시작되는 시기에 변동이 많은 편입니다.


보험으로 언어치료를 시작했고, 후에 바우처가 필요해서 신청하여 실비+바우처로 언어치료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미리 알아보지 못해서 바우처 발급을 위한 서류를 받기 위해 대학병원 진료를 다시 보는 실수를 하게 되었답니다. 보험 청구와 바우처에 대하여 미리 알고 있다면 우리 아이의 상황에 맞는 선택을 하실 수 있을 거예요.




언어치료 보험 청구


우리 아이의 경우 주 2회 언어치료와 추가로 놀이치료, 감각통합치료를 권유받았기 때문에 가장 걱정이 되었던 것은 비용이었어요. 언어치료가 보험처리가 되어서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현대해상 실손보험을 갖고 있었는데요, 처음 보험 청구를 위해서는 진료확인서(진단서), 영수증, 진료비 세부 내역서의 서류가 필요했어요. 언어치료를 시작한 이후에는 영수증, 진료비 세부 내역서, 치료일지 서류를 제출하였습니다.


진료확인서에는 질병코드가 나와 있어야 하는데, 언어지연을 의미하는 R코드가 있어야 보험 청구가 가능해요. 언어발달검사에서 지연 소견을 받았다면 질병코드는 보통 R62(기대되는 정상 생리학적 발달의 상세 불명 결여) 또는 R47(달리 분류되지 않은 언어장애) 코드를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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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코드를 받으면 실손보험 청구를 할 수 없어요. 실손보험 약관에는 보상하지 않는 사항이 있는데, 여기에 정신 및 행동장애가 포함되어 있어요. R코드는 개선될 수 있는 언어장애에 속하기 때문에 보장을 받을 수 있지만 F코드에 해당하는 정신 및 행동장애는 완치가 어렵다고 보기 때문에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습니다.


언어치료 아동이 증가하면서 언어치료 재심사가 논란이 되고 있어요. 치료 이력이 1년 이상이거나 치료 중 만 36개월이 되면 다시 질병코드를 요구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재심사 과정에서 질병코드가 F코드로 변경되어 보험료 지급이 중단되는 사례들이 있다고 해요. 재심사를 요구하는 경우에는 진단서에 언어지연이 호전되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야 계속해서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언어지연으로 인한 치료를 받는 도중에는 추가 보험 가입이 거절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손보험으로 언어치료를 받으려면 신중하게 고민 후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발달재활서비스(바우처)


발달재활서비스는 성장기 정신적·감각적 장애아동의 인지, 의사소통, 적응행동, 감각·운동 등의 기능향상과 행동 발달을 위한 발달재활서비스를 지원하는 사업인데요, 만 18세 미만의 장애아동이 대상인 서비스이지만 만 6세 미만 영유아의 경우 비장애 아동이어도 발달재활 서비스 의뢰서 및 검사자료를 제출하면 이용이 가능한 서비스입니다. 소득 기준이 중위소득 180% 이하의 가정이 지원 대상인데요, 소득에 따라 바우처 지원액에 차등이 있습니다. 이용하는 센터에서 월 바우처 지원액을 제외한 본인부담금을 납부하고 언어치료를 받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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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센터에 전화를 걸어 서비스 받을 수 있는지를 확인한 후에 방문해서 신청하면 됩니다. 온라인 복지로 사이트에서도 신청이 가능하다고 해요. 서비스 신청 시 신청서(주민센터에 비치되어 있음), 신분증, 소득증명 자료, 발달재활서비스 의뢰서, 세부 영역 검사결과서 및 검사자료를 제출해야 합니다. 발달재횔서비스 의뢰서는 재활의학과, 이비인후과, 정신과, 신경과, 구강외과,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만 발급이 가능합니다. 일반 소아청소년과나 치료실이 있는 개인병원은 발급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꼭 미리 문의하고 방문하시길 바랍니다.


발달재활바우처는 지자체에 따라 신청 후 승인까지 걸리는 시간에 차이가 있을 수 있어요. 바로 바우처가 바로 발급되는 곳도 있고 수개월~1년까지도 대기를 해야 하는 곳도 있습니다. 바우처 대상자로 선정이 되면 이에 대한 안내 서류와 국민행복카드가 우편으로 오게 됩니다. 안내 서류에 관내 바우처로 이용할 수 있는 기관 정보가 동봉되어 있으므로 확인하시고 센터에 등록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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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바우처 사이트 – 서비스 기관검색 – 제공기관검색 페이지에서 거주지를 선택하고 발달재활서비스 항목에 체크하여 검색하면 언어치료를 받을 수 있는 센터 또는 복지관 목록을 보실 수 있어요. 바우처 신청 후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미리 기관에 방문해서 상담 및 수업 예약을 잡아두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언어치료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우리 아이의 언어치료는 아직 진행중이에요. 27개월에 단어로만 말할 수 있던 아이는 30개월부터 언어치료를 시작하였어요. 이 무렵 두 단어 붙여 말하기를 간신히 할 수 있었던 아이는 언어치료를 진행한 지 6개월 만에 세 단어의 문장을 말할 수 있는 수준까지 좋아졌어요. 아직 또래보다는 말이 느리지만 꾸준하게 말이 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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