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스페인 part7.
오늘은 우리끼리 가우디 투어하는 날!
남들은 가우디투어를 따로 신청해서 한다는데 아는 것도 공부 한 것도 쥐뿔 없지만 우린 우리 맘대로 자유롭게 다니는 걸 선택했다.
아침을 먹고 호텔 골목을 나서는데 골목바람이 차갑다. 이런 날씨 정말 낯설다....
기온은 15도가 넘는다는데 바람때문에 체감온도는 더 낮게 느껴진다. 뭔가 스산하고 쎄하다~~~
아마도 지금까지 햇살과 오렌지향 가득한 작은 도시에만 있다가 서울같은 큰 도시에 오니 적응이 안되나보다.
가우디 투어의 첫 코스로 한국에서 미리 예매해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으로 갔다. 아직 공사가 진행중이서 사실 겉모습만 보고는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는데 성당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말문이 탁 막혀버렸다. 신비로운 스테인드글라스로 쏟아지는 햇살과 넓은 성당 안에 울려퍼지는 파이프 오르간 소리에 나는 완전히 압도당했다. 온몸에 전율이 느껴졌다. 다글다글 소름이 돋았다.
그 동안 성당에 정말 많이 가봤지만 이런 느낌은 정말 처음이다. 오색 빛깔의 스테인드글라스로 쏟아지는 햇살이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다. 마치 내가 햇살 가득한 숲속에 있는 듯한 느낌... 그렇게 한참 동안을 바라만 보고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시간이 멈춘듯 했다. 스페인에 와서 내 생애 최고의 성당 순위가 또 다시 바뀌는 순간이다.
누가 뭐래도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1등~~!!! 땅!땅!땅!
사그리다 파밀리아 성당을 나와 카사바트요로 갔다. 명품상점이 많은 그라시아스거리 한 복판에 있다. 일단 겉모습부터 가우디스럽다.
내부에도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 한 작품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곡선의 아름다움과 인체공학적인 설계로 손잡이 하나, 의자 하나까지 신경써서 만들었다. 가우디의 천재성을 그의 건축물들을 하나하나 볼때마다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철썩같이 카사바트요라고 믿었던 이 곳은 사실 카사밀라였다는 것을 나중에 구엘 박물관에 가서 그의 작품들을 보면서야 깨닫게 된다. 분명 카사바트요 사진도 여러 차례 봐서 알고있었는데, 그 땐 뭔가에 홀렸나보다~
카사바트요가 아닌 카사밀라를 둘러보고 구엘공원으로 갔다. 꽃할배에서 나왔던 곳이라 보는 내내 꽃할배의 장면이 떠올랐다. 공원 곳곳에 가우디스러운 자연친화적 디자인과 유려한 곡선이 인상적인 곳이었다.
이렇게 가우디 투어를 마치고 일단 숙소에 들어가서 좀 쉬다가 어제 만났던 그 언니를 다시 만났다. 이번이 어느덧 세번째 만남이네.
그 언니가 오늘 몬세라토 투어에 갔었는데 가이드가 람브라스거리에서 맛있는 레스토랑을 추천해줬다고 해서 구글맵으로 어렵게 레스토랑에 찾아갔다. 어렵게 찾은 만큼 맛은? 있다~~!!!
스페인의 맛보다는 뉴욕의 맛이 났다.
그래서 촌스런 입맛인 우리가 먹기에는 더 좋았나보다. 샹그리아를 한 잔씩 시켜놓고 또 긴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렇게 바르셀로나의 밤은 깊어만 간다.
언니와 헤어지고 보케리아 시장에서 사온 체리를 먹으며 스페인에서의 마지막 밤과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작별인사를 나눈다.
아...........................................................
한국에 돌아가기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