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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 셜리 Jul 14. 2016

오색 햇살 가득한 숲속을 걷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스페인 part7.


오늘은 우리끼리 가우디 투어하는 날!

남들은 가우디투어를 따로 신청해서 한다는데 아는 것도 공부 한 것도 쥐뿔 없지만 우린 우리 맘대로 자유롭게 다니는 걸 선택했다.

아침을 먹고 호텔 골목을 나서는데 골목바람이 차갑다. 이런 날씨 정말 낯설다.... 

기온은 15도가 넘는다는데 바람때문에 체감온도는 더 낮게 느껴진다. 뭔가 스산하고 쎄하다~~~

아마도 지금까지 햇살과 오렌지향 가득한 작은 도시에만 있다가 서울같은 큰 도시에 오니 적응이 안되나보다.


가우디 투어의 첫 코스로 한국에서 미리 예매해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으로 갔다. 아직 공사가 진행중이서 사실 겉모습만 보고는 실망을 감출 수 없었는데 성당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말문이 탁 막혀버렸다. 신비로운 스테인드글라스로 쏟아지는 햇살과 넓은 성당 안에 울려퍼지는 파이프 오르간 소리에 나는 완전히 압도당했다. 온몸에 전율이 느껴졌다. 다글다글 소름이 돋았다.

그 동안 성당에 정말 많이 가봤지만 이런 느낌은 정말 처음이다. 오색 빛깔의 스테인드글라스로 쏟아지는 햇살이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다. 마치 내가 햇살 가득한 숲속에 있는 듯한 느낌... 그렇게 한참 동안을 바라만 보고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시간이 멈춘듯 했다. 스페인에 와서 내 생애 최고의 성당 순위가 또 다시 바뀌는 순간이다.

누가 뭐래도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1등~~!!! 땅!땅!땅!


사그리다 파밀리아 성당을 나와 카사바트요로 갔다. 명품상점이 많은 그라시아스거리 한 복판에 있다. 일단 겉모습부터 가우디스럽다.

내부에도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 한 작품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곡선의 아름다움과 인체공학적인 설계로 손잡이 하나, 의자 하나까지 신경써서 만들었다.  가우디의 천재성을 그의 건축물들을 하나하나 볼때마다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철썩같이 카사바트요라고 믿었던 이 곳은 사실 카사밀라였다는 것을 나중에 구엘 박물관에 가서 그의 작품들을 보면서야 깨닫게 된다. 분명 카사바트요 사진도 여러 차례 봐서 알고있었는데, 그 땐 뭔가에 홀렸나보다~

카사바트요가 아닌 카사밀라를 둘러보고 구엘공원으로 갔다. 꽃할배에서 나왔던 곳이라 보는 내내 꽃할배의 장면이 떠올랐다. 공원 곳곳에 가우디스러운 자연친화적 디자인과 유려한 곡선이 인상적인 곳이었다.

요게 진짜 카사바트요

이렇게 가우디 투어를 마치고 일단 숙소에 들어가서 좀 쉬다가 어제 만났던 그 언니를 다시  만났다. 이번이 어느덧 세번째 만남이네.

그 언니가 오늘 몬세라토 투어에 갔었는데 가이드가 람브라스거리에서 맛있는 레스토랑을 추천해줬다고 해서 구글맵으로 어렵게 레스토랑에 찾아갔다. 어렵게 찾은 만큼 맛은? 있다~~!!!

스페인의 맛보다는 뉴욕의 맛이 났다.

그래서 촌스런 입맛인 우리가 먹기에는 더 좋았나보다. 샹그리아를 한 잔씩 시켜놓고 또 긴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렇게 바르셀로나의 밤은 깊어만 간다.

언니와 헤어지고 보케리아 시장에서 사온 체리를 먹으며 스페인에서의 마지막 밤과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작별인사를 나눈다.

아...........................................................

한국에 돌아가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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