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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 셜리 Feb 01. 2017

유유자적 바스타키아

즉흥적인 두바이 여행 part2

두바이의 아침이 밝았다. 두바이가 한국 보다 5시간이  느리기 때문에 여기 시간으론 아직 이른 새벽임에도 눈이 번쩍 떠졌다. 어제 그렇게 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몸은 여전히 한국의 시간으로 반응한다.


단! 일어날때만 그렇다.

일찍 일어난 김에 일찌감치 조식을 먹고 에미레이츠몰을 20분간 열심히 가로질러 메트로역으로 갔다. 역까지 가는 것만으로도 다리가 후들거린다.


오늘의 첫번째 목적지는  바스타키아. 우리나라로 치면 민속촌 같은 곳이란다. 어젯밤 검색해본대로 레드라인에서 그린라인으로 환승해서 바스타키아 근처 역에 내렸다. 정확한 위치를 몰라 메트로 청소하시는 아주머니께 여쭤보니 걸어서 1~2분이란다. 이상하다. 어제 구글맵에서 찾아봤을땐 걸어서 15~20분이라고 했는데... 이상하다 생각하면서 걷다보니 바스타키아 비슷한 곳이 나온다.


여기구나! 하고 여기저기 다니보니 이상하게도 골목길이 막혀있고 공사하는 곳이 많다. 이런 느낌이 아니었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박물관 관리하시는 분께 여쭤보니 여기가 아니란다. 어쩐지 이상하다했어. 그럼 여기는 대체 뭐하는 곳인지~

두바이 박물관 근처라고 해서 일단  박물관부터 갔는데 단체 관광객들이 엄청나게 많다. 러시아 관광객들 사이에 끼어 휘리릭 박물관을 한바퀴 둘러보고 바스타키아를 찾아가는데 현지인들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사람들에게 겨우겨우 물어물어 찾아가는 길에 스카프와 전통의상을 파는 시장이 있었는데 동남아시아 저리가라하게 호객행위를 한다. "니하오~~" "곤니찌와~~"하며 우리를 잡아끈다. 둘 다 반응을 안 보이자 이번엔 "싸다. 싸다."하며 어깨 위에 스카프를 하나씩 척척 걸쳐주고 가져갈 생각을 안 한다. 이 사람들이 보통이 아니다. 손사래를 쳐가며 거절을 하고 다니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다. 호객행위만 안 했어도 들어가서 천천히 구경해보고 샀을텐데 당최 들어가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시장을 겨우겨우 통과하여 드디어 바스타키아에 도착했다. 오~ 여기다~~~! TV에서 봤던 바로 그 곳! 화려함은 없지만 여유롭고 편안한 느낌이 맘에 든다. 날씨가 덥지도 춥지도 않아서 유유자적하기 딱 좋다. 바람마저 살랑살랑 불어 절로 노래를 흥얼거리게 만든다.


기분이 좋아지는 미로 같은 골목길을 구석구석 돌아보고 배틀트립에서 이청아, 서효림이 맛있게 쭉 들이켰던 모로칸 아이스티와 아보카도 쉐이크를 먹기 위해 식당을 찾았다. TV에서 볼땐 카페인줄 알았는데 전통음식도 같이 파는 식당이었다. 생각보다 식당이 참 예쁘다. 딱 내 스타일~


종업원이 적극 추천해준 전통 스타일의 조식과, 모로칸 아이스티와 아보카도 쉐이크를 주문했다. 전통 조식은 시장의 백반집에서 배달해준것마냥 쟁반에 음식이 담겨나왔다. 이 반찬처럼 생긴 것들을 난처럼 생긴 전통 아랍빵에 싸서 먹는건데 생각해보니 오늘 아침 호텔조식에 다 있던 음식들이다. 내일 조식은 전통스타일로 제대로 먹어봐야겠다. 그리고 시킨 음료들은 맛은 있었으나 서효림처럼 눈이 똥그래질 정도의 맛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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