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내 이름을 찾아서
말할 수 없는 프로그램, 언급할 수 없는 연예인이 있다. 방송이 끝나자마자 여운이 사라지기도 전에 출연자 중 한 명의 음주운전 사고가 터졌다. 그리고 방송이 끝난 지 1년쯤 지났을 무렵 또 다른 논란이 생겼다. 생전 해보지 못한 실검 1위를 찍었고 메인 PD님의 인터뷰가 연예뉴스 메인을 장식했다. 내가 그들과 함께 촬영한 걸 아는 지인들의 연락이 쇄도했다. 방송은 다시 보기가 금지되었다.
그때 해외에서 우리는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조식을 먹고 7시부터 촬영 준비를 했다. 아침 9시 무렵에 일어나는 출연자들의 모습, 조깅을 하는 모습부터 촬영했기 때문에 일정이 빠듯했다. 짧은 촬영 일정 동안 찍을 장면들이 많았기에 촬영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면 새벽 1, 2시가 됐다. 촬영지를 이동하는 길에 아우토반에서 버스가 멈추지 않길 바라며 티켓 살 돈만 있으면 바로 집에 돌아갈 거라고 농담 반, 진담 반 얘기하던 날들이었다.
논란이 있었을 때에도 ‘그럴 시간이 없었다’며 믿기 힘들었다. 범죄자를 옹호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고 다른 출연자 중 한 명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그를 처음 만난 날부터 회식이 있었다. 맏형으로 친목도모를 주도했고 술자리 매너가 좋은 편은 아니라 첫인상이 좋지는 않았다. 그는 일찍 취해서 매니저의 차를 타고 귀가했다. 촬영이 시작되고도 일정이 끝나면 술을 마셨다. 해외 촬영은 대부분의 분위기가 그랬다. 짧은 기간 동안 힘든 촬영을 함께 하면서 격려의 의미로 술을 마셨다. 그때 그가 제작진들과 자리를 마련했던 건 술이 좋아서가 아니라 사람이 좋아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방송의 마지막 날, 그는 다시 한번 음주운전 사고를 냈고 말 그대로 삼진아웃을 당했다. 그땐 진짜 속으로 쌍욕을 했다. 스스로 복을 발로 차버린 사람 같으니라고. 우리 방송은 운이 좋은 편이었고 그가 미리 촬영을 해둔 다른 방송들은 그의 흔적을 지우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
이후에 뉴스 메인을 장식하는 사건이 터지고 그는 잘못하지 않은 일로 질타를 받았다. 물론 그가 잘 한 건 없다. 잘못한 건 맞지만 안타까운 건 그가 진짜 잘못한 걸로만 욕을 먹어도 이미 배가 부를 텐데, 하지 않은 일로도 욕을 먹고 있다는 것과 스스로를 옹호해도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다는 거다. 마치 양치기 소년처럼.
나는 그가 잘 살길 바란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싶다. 팬은 아니었지만 함께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의욕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에 응원하게 됐다.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고 후회나 미련이 남지 않는 삶을 살길 응원한다. 술은 좀 끊길, 차도 팔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