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적인 추락 [ 고찰 ]

by Blue Duck

한번 정신적인 수렁에 빠지면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든 글을 쓰든 어떤 방법으로 살짝씩 올라오더라도 일단 한번 제대로 시작되면 무조건 바닥 밑바닥까지 찍는다. 그때는 무슨 방법을 쓰든 인생을 말아먹었다는 생각만 든다.



혼자든 같이든


바쁘든 게을러지든


공부를 하든 게임을 하든


힘든 일을 하든 몸이 편하든


기회가 많고 멘토가 있든 기회가 안보이고 참고할만한 사람이 없든


혼자 역량을 쌓아야하든 사람과 커넥션을 만들어야 하든



힘이 넘치는 시기가 있고, 이렇게 바닥으로 쳐박히는 시기가 있다. 피할 수는 없어보인다. 단지 좌초된 이후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관건이고, 활동을 못하는 기간은 환경과 주변 인간에 의해 달라지는 것 같다. 대학이나 학교, 군대와 같은 뭔가를 강제하는 환경 혹은 가능성을 주는 사람이 있으면 좀 회복이 빠른 것 같다.


아니, 회복이 빠르다기 보다는 컨디션이 개판이 나든 어쩌든 관심이 없고 그냥 무조건 하게 만들어서 행동은 하게 만드는 느낌 같기도 하다. 쌓이는 것과 기분은 상관없으니 말이다. 블록을 예로 들면 하루 만에 힘차게 4개를 쌓는 것이든, 4일을 우울하게 1개씩 쌓는 것이든 실적은 똑같으니 말이다.


하지만 루틴을 통해 수면 패턴, 식사 시간, 실적 누적을 효과적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대학이나 회사같은 곳 같기도 하다. 더 나아가서 이걸 스스로 구축할 수 있으면 매우 좋을 것이다.


쌓인 것은 사실 안 변한다. 기분이 안 좋으면 다 쓰레기같아보이고, 한 것도 하나도 없고 무가치한 인간이 된 것 같은데… 수능을 치고 대학에 가서 사람을 사귀고 혼자 이것저것 해보려한 사실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감으로서 누적된 역량도 안 없어지고 말이다. 수능 공부을 예로 들면, 그 시험에서 꾸준히 해서 성과를 낸 인내력과 논리력, 여러 과목들을 동시에 준비한 계획력과 시간, 에너지 분산, 전략적 사고… 등등 말이다.


반대로 일이 잘되고 기분이 좋더라도 쌓인게 더 커지거나, 늘어나지는 않는다. 그때는 오히려 더 많고, 유능하고, 대단한 인간이라고 착각하게 된다.


오만과 자기혐오 사이의 중도가 필요하다. 메타인지와 자존감이라는 양극 중 한 쪽으로 치우치면 안 된다.


이래서 자동화가 중요한 것 같다. 기계는 번아웃이 안오니까. 주인이 한심하게 눈물 짜면서 우울해서 밥먹을 돈도 못 버는 수준이 되어도 매일 일정하게 쌓는다.


사실 바닥까지 가기 전에 막을 수 있으면 제일 좋지만… 더 살아봐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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