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실무자들이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흔한 오류를 범한다. 내용에 충실하고 충분한 자료를 제시하여 성실히 보고서를 작성하면 상사를 충분히 설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고서의 첫머리부터 충분한 데이터로 무장한 표로 장식하면서 말이다.
이렇게 정성(?)이 듬뿍 든 보고서를 본 상사의 첫 반응은 아리송한 표정으로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최선을 다해 충분한 자료와 함께 작성한 나의 훌륭(?)한 보고서를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니 화가 난다. 하지만 보고를 하는 사람은 충분한 분석을 거쳐 내용 파악을 이미 하여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고 있지만, 보고서를 처음 받아보는 상사의 입장에서 는 보고서에 수록된 수많은 정보를 처음 접하는데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하물며 표에 들어있는 깨알 같은 숫자들을 들여다보는 순간 눈알이 팽팽 돌텐데...
보고서는 '설득'하려고 작성하는 것이다.
보고서의 본질은 '설득'이다. 어떻게 하면 상대방이 단박에 납득할 수 있을지 설득하는 관점에서 작성해야 한다. 물론 어떤 사실들을 요약하여 설명하기 위한 목적의 보고서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나의 설명이 상대를 납득시키는 것이 중요한 요소인 만큼 설득의 요소가 중요하다. 상대방이 무엇을 알고 싶어 하는지 생각하여 문제의 본질을 잡아서 핵심을 보고 해야 한다. 보고를 받는 상사는 요점만 쉽게 알고 싶어 한다. 다른 말로 하면 상사는 게으름뱅이다. 복잡한 것은 싫고 쉽게 요점만 빨리 파악하고 싶어 한다.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수집한 수많은 자료가 아깝지만 결론만 간결하게 표현하자. 하나의 논점에 관하여 가급적 2줄 이상은 쓰지 말자. 1줄에 함축적으로 쓰면 더욱 좋다. 함축적으로 작성하려는데 그동안 분석한 자료가 아까워 눈에 밟힌다. 그냥 내 PC에 고이 모셔두자. 그래도 아쉬워 근거가 되는 자료를 굳이 보고서에 넣고 싶거든 별도로 첨부하라. 상사는 자세히 알고 싶으면 별첨 자료를 들춰볼 것이다.
부하직원이 작성한 보고서를 근거로 의사결정을 할 때 상호 신뢰하는 관계가 형성된다. 상사와 부하 사이에 형성되는 가장 아름다운 광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