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이라는 것은 힘을 가진 자가 자기 의지대로 상대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관계에서 생겨난다.
권력은 다수에 의해 주어진 경우가 일반적이다. 선거에 의해 주어진 정치적 권력이 대표적이다. 표를 얻기 위한 과정에서는 권력을 얻어내기 위해 허리를 90도 굽힌다. 하지만 일단 정치적 권력을 얻은 후부터는 국민을 기망하며 권력을 휘두르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타인에 의해 주어진 권력을 휘두르는 사례는 밥벌이 현장에서도 볼 수 있다. 전문경영인이라 불리는 부류이다. 이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권력'으로 사용하려는 경향이 있다. 자신이 주인인 것처럼 회사의 자원을 자신의 것인 양 마음대로 사용한다. 조직원들에게는 주인의식도 강조한다. 자신도 주인이 아니면서 주인의식을 강조하니 공감이 되기 어렵다.
현재의 권력에 기대며 이용하는 자도 있다. 권력에 기생하며 새로운 권력을 추구하는 자이다. 살아있는 권력의 곁에서 눈치를 살피고, 그에게 신경 쓰며 항상 그가 원하는 것을 들어준다. 그런 관계에서 파생되는 권력을 얻어먹는 자이다. 이솝우화에 신의 조각상을 사원으로 운반하던 나귀가 있었다. 길을 따라가며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신상을 향한 존경심에서 모자를 벗고 머리 숙여 절하였다. 이를 자신을 존경하는 것으로 착각하여 우쭐한 나귀는 무거운 짐을 지고 가기를 더 이상 거부해 주인으로부터 혼이 났다는 우화가 있다. 권력자의 주변에 기생하며 자신이 권력을 쥔 양 약자에게 갑질을 일삼는 자들이 떠오른다.
권력의 공통점은 지속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시간이 흐르며 언젠가는 '권력'을 돌려줘야 한다. 애초부터 임시로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권력을 행사하는 자들이 그들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자주 활용하는 마키아벨리도 《군주론》에서 '권력'을 남용한 군주는 적개심을 얻어 백성들로부터 버림받는다고 경고했다. 아직 사용 기간이 남았지만 강제로 빼앗기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는 것이다.
권력과 관련된 '관계'는 회사 생활에서도 흔히 발견된다. 살아있는 권력에서 파생되는 권력을 얻어먹기 위해 성과보다는 보스와의 관계에 집중하는 존재다. 이들은 현재의 보스를 활용해 지위와 권력을 목표로 하는 자들이다. 이들의 안테나는 항상 보스의 현재 위치를 향해있다. 보스를 위해 주말을 헌납하며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근로시간을 스스로 포기한다. 심지어 부하직원을 자신의 권력 획득에 이용하려 하며 소시오패스적인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현상을 심리학 용어로 '병적 동일시(Pathological Idendification)'라고 한다. 권력자와 공생하며 조직에서 주어진 위치와 권리를 이용하며 갑질하려는 행동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들의 이런 행동도 '바라는 것'이 없는 이들에게는 힘을 쓰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주변 사람에게 '바라는 것'을 줄 것처럼 가장하여 강요하거나 회유하는 수법을 즐겨 쓰기에 그렇다.
애초부터 나의 것이 아닌 것에는 집착하지 않는 삶이 현명한 삶이다. TV에서 자연인을 소재로 다루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는 이유를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