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새로운 업무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가 있다.
단순히 업무만 바뀌어 수평이동하거나 승진을 하여서 다른 조직의 리더가 되는 경우다.
이때 기존에 그 업무를 담당하는 전임자가 있기 마련이다.
막상 그 업무를 인수받아 보면 기존의 업무처리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공감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섣불리 이것저것 바꾸려고 한다.
《논어 論語》「위정 爲政」 편을 보면
'옛 것을 익히고 새것을 알면 스승이 될 수 있다. 溫故知新'라는 말이 있다.
과거를 알고 잘한 것은 받아들이고 못 한 것은 바로잡에 새로움을 추구하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온고지신'을 우리 직장생활에 적용해 볼 수 있다.
전임자가 일을 그렇게 처리했던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었을 것이며
여러 고민과 시행착오 끝에 현재의 업무방식을 만들었을 것이다.
후임자는 그런 과정을 겪지 않고 결과만 보고 있기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하지만 우선 지금까지 만들어 놓은 전임자의 처리방식을
충실히 파악하고 익힐 필요가 있다.
전임자의 방식을 인정한 이후에 나만의 방식으로 응용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업무의 개선을 통한 회사의 발전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나의 역량 향상에 기여하는 바가 더 클 것이기 때문이다.
승진해서 다른 조직을 새로 맡게 되어 기존 리더의 방식이 '옳지 않다'라고 말하면
전 리더를 따르며 함께 일했던 구성원들까지도 부정하는 모양새가 된다.
이는 기존 구성원들과 뜻을 함께하고 성과를 내는 것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직하여 다른 직장에서 근무하게 된 경우 또한 그렇다.
특히, 큰 회사에서 근무하다 작은 회사로 옮겨 일하게 되면 주의해야 한다.
큰 회사 입장에서 보기에는 체계가 없어 보이는 것들도
작은 회사 나름의 경험과 시행착오를 거처 만들어진 것 들이다.
큰 회사는 큰 회사에 맞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작은 회사는 작은 회사 나름 대로의 크기에 맞는 체제로 돌아간다.
각각의 체격에 맞는 옷이 있는 것이다.
단순히 큰 회사에서의 경우와 비교해 무리하게 바꾸려 들면
나름의 질서와 체계를 부정하는 것이 될뿐더러
새로운 직장에서 근무하는 자신도 적응하기 힘들어진다.
전임자의 업무방식도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것이다.
먼저 받아들이고 나 나름의 개선을 도모해야 할 일이다.
<사진:박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