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림 시나리오
*아래의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연출 ㅣ 크리스토페르 보르글리
출연 ㅣ 니콜라스 케이지, 줄리안 니콜슨, 마이클 세라
01.
도시괴담 '디스맨'의 시작
교수인 폴은 소심하고, 평범한 종신 교수이다. 하지만 어느 날, 지인으로부터 꿈속에 자신이 등장한다는 말을 듣게 된다. 그 후, 폴의 학생들은 물론, 전국 곳곳, 세계 곳곳에서 꿈에 폴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된다. 심심하고 지루하고 인기 없던 그의 인생이 완전히 바뀌게 된다. 여러 매체와 SNS에선 폴의 이야기가 가득해졌고, 뉴스에도 출연하게 된다. 보통 유명 인사가 되면, SNS나 광고를 찍는 것이 보통인데, 폴은 교수답게 자신의 오래된 연구 주제인 ‘개미의 진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책으로 내려고 한다.
광고를 원하던 회사에겐 무조건 책을 내야 한다며, 학자로서의 의견을 조금도 굽히지 않는다. 하지만 점차 모든 이의 꿈속에서 폴은 폭력적으로 변하게 되고, 학생들과 사람들은 폴을 멀리 하게 된다. 실제의 모습이 아니지만, 폴은 모두에게서 범죄자, 강간범, 사이코패스가 되어 버린다.
사람들에게 사과를 하라는 주변의 말에, 그는 진짜 자신이 잘못한 것도 아닌데 왜 사과를 해야 하냐고 하며, 억울해한다.
결국 그는 자신의 꿈속에서 범죄자인 자신을 만나게 되면서 그 두려움을 깨닫고, 공개적인 사과를 하지만, 자신도 억울하고 원인을 모르겠다며 이기적인 태도이다. 자신도 같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눈물을 흘리며 사람들을 공감하지만, 억울한 마음을 계속해서 표현한다.
02.
폴이 진정으로 원한 것
폴은 종신 교수였다. 무기력하기도 하고 소극적이라, 교수로서는 조금 인기가 없다. 그는 이런 자신의 상황에서도 현실을 순응하면서 평탄하게 살아가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 폴에게선 무언가 크게 변화시키려는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들의 꿈에 자신이 나오면서 인기가 많아지자, 강의실에 학생들이 가득해진다. 그 후, 폴은 자신감도 생기고, 자신의 자식들에게도 자랑스러운 아빠가 된다.
개미의 진화와 관련하여, 옛 대학원 동료인 쉴라를 만나게 된다. 오랜만에 만난 쉴라는 자신의 이름으로 논문을 출간한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고, 폴은 쉴라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뺏어갔다고 말하며, 땡쓰투에 자신의 이름이라도 올려달라고 군다. 잘 나가지 못하는 자신의 상황을 개선하려는 의지보다는, 작은 아이디어 하나에도 예민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자신이 교수로서의 인정을 받지 못하는 데에서 오는 열등감처럼 보인다.
인기가 많아지자 한 회사에서, 자신을 ‘스프라이트’ 광고로 내세워 수익을 취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는 교수로서의 신념? 인지, 학자로서의 욕망이 있었는지, 무조건 자신이 연구한 개미의 진화에 대한 책을 내 달라고 고집한다. 학문에 대한 집착, 교수라는 직책에서 오는 고고함을 내세움, 아마 내면에는 내가 교수인데, 스프라이트 같은 건 절대 못해! 하는 마음이 존재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03.
꿈속의 세상
원인 모를 현상으로 인해 폴은 많은 이의 꿈속에 등장하였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이런 신선한 소재의 영화는 오랜만이라 보는 내내 흥미로웠다. 실제 한때 유행했던 도시괴담인 ‘디스맨’ 괴담을 모티브로 한 듯하지만,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 실제로 폴의 외형을 디스맨과 비슷하게 연출하였고, 스페인 광고는 대놓고 디스맨 포스터를 패러디하였다.
폴의 사례로, 영화 후반부에는 ‘꿈 인플루언서’라는 말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 꿈 인플루언서들은 사람들의 무의식에 의도적으로 접근하여, 꿈속에서 광고를 하거나, 신곡 홍보를 하는 등의 기술이 개발된다. 이는 무의식 속에서 사람들에게 홍보를 하는 것이 더 큰 효과가 있는 것이라고 한다. 미래엔 어쩌면 우리가 꿈을 꾸는 중에도 광고를 만나고, 알고리즘으로 신곡을 듣는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소재의 영화 전개와, 아리 애스터의 색깔이 한 방울씩 묻은 장면들은 2시간 동안 스크린에 집중하기에 아주 좋다는 증거이다. A24에서 제작한 영화라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영화관을 찾을 이유는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