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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주현 Sep 26. 2021

밖에서 글쓰기.

곤란들,

밖으로 나와 소설을 쓰는 중이다.

창가에 있는 작은 자리는 나의 지정석이다.

사람들이 많아지면 소리들도 커진다. 그건 이어폰으로 늘 귀를 막고 있으니 상관없다.

신경증이 있는 내게 가장 어려운 건 맞은편에서 일초도 쉬지않고 다리를 떠는 것이다.

바로 현기증이 일어난다.

하지만 뭐라고 할 수도 없으니 노트북의 각도를 조절하고 모자를 더 눌러쓴다.

단골 가게를 좋아하지만 나만의 작업실은 늘 커다란 소망이었다.

그리고 오랜 싸움 끝에 이번 10월 중에는 집에서 가까운 오피스텔로 나갈 예정이다.

경제적인 독립이 아니라 그저 내 명의로 당첨된 공간이라 간신히 세를 준 분이 조만간 나가면 나는 그곳으로 간다.

막상 가봐야 알 수 있겠지만 나는 혼자 있으면 밖으로 나가지 않는 체질도 있다.

부모님은 글만 쓰고 잠은 집으로 와서 자라고 하지만 나는 종종은 지금 집에 들려도 그럴 마음이 없다. 오래전에 사두었던 고양이 천을 걸고 아끼느라 사용하지 못했던 머그잔 몇개와 책 몇 권만 가져가야지. 그리고 하루종일 글을 써야지.

그날만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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