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Deep

alone

by 진주현

Deep, 한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고야 말했다.

그 전보다 더 Deep, 해져서 걱정이라는 염려와 직설을 들었다.

그런가. 그럴지도. 내가 그렇게 보이나.

나는 늘 혼자여서 말수가 줄어든 건 사실이다.

에너지가 이제는 일상에 골고루 분배가 되지 않아

글을 쓰거나 가사를 쓸 때만 최대한 사용한다.

내 글이 좀 쉬워지고 밝아지면 더 많은 독자들이 생길거라고 했다.

그런가. 그럴지도. 하지만 나는 글속에서 유일한 자유를 느끼니까 그건 생각의 서랍에 잠시 넣어두고.

사실 거의 말을 하지 않고 지낸다. 내 앞에 누군가가 앉아 있는 일은 거의 없다.

내 앞에는 펼쳐진 노트북이 익숙한 풍경이다.

내가 Deep, 한 것이 누군가에게 불편을 주었다는 게 씁쓸하다.

혼자인 것에 너무 익숙해져 버리면 안 좋아.

고개는 끄덕였지만 동네 근처만 오가며 지내는 내게 특별한 방법이 없다.

그리고 글을 쓰려면 혼자여야 하니까.

나도 마음이 많이 닫혔나보다.

또. 더.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누르느라 나는 보통의 눈금 아래 있구나.

방법을 잘 모르겠다. 북적이는 사람들 속에 있는 건 나의 소망의 목록에 없고, 내 글이 그저 어둡기만 한지도 모르겠다.

머리 위에 또 떠다닌다.

Alone, 이.

혼자가.

얼른 다음 소설을 써야겠다.

다시는 너를 혼자 걷게 하지는 않을게, 라는 말을 들었다면 조금 더 미안하고 조금 덜 쓸쓸했을까.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