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이루어지라고 있는 것이다. 넓은 세상과 무수한 사람들 사이에 시선을 멈추게되는 건 우연일 수도 있지만 필연의 긴 기다림일지도 모른다. Nothing, 에서 Something, 이 되는 것에 가장 존중받아야 할 것은 그 과정이다. 갑자기 그냥 다다르는 곳은 없다. 축지법은 없다. 한 때는 세상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도 없다고 절절히 느꼈다. 평생 이 길로 가겠다고 공중 위를 떠다니던 발은 진흙탕에 빠져버리고 왜 그 곳에 갔을까, 하고 허망하기도 했다. 마음의 결핍이 나도 모르게 데려간 곳에서 나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내 할당량의 무겁고 날카로운 연극 포스터에 온 손이 상처투성이가 되고 한참이 지나자 나는 남은 포스터를 쓰레기 소각장에 버리고 오필리아도 버렸다. 그리고 프랑스 영화 베로니카의 이중 생활을 봤다. 오랜 시간이 지난 일이지만 생생하다. 도모하기로 한 결단과 버리기로 한 결단이 한 몸이 되어 내 안에서는 다른 영역에서 잠들어 있다. 간신히 작가, 와 작사가, 라는 이름을 얻었다. 그리고 이것이 세상에서 나를 드러내는 이름이 아닌 그 이름을 갖고 싶었던 어려운 과정들에 스스로 고맙다고 매일 감사한다. Nothing, 에서 시작한 Something, 을. 그리고 Nothing, 이 없었다면 Something, 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에. 실은 내가 Nothing, 이든 Something, 이든 상관없다. 그러고 더 솔직하자면 상관없다는 태도를 가지고 싶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