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사는 것. 그것은 내밀한 나의 욕망 중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내가 갖지 못했거나, 가졌다가 놓쳐버린 것들이나, 눈 앞에 있어도 손을 내밀 의도가 없어 고개 한 번 돌리지 않은 것들과, 온갖의 딜레마들이 서로 싸우던 날들과, 억울해도 가만히 지켜보던 부들거리던 심정들과, 길에서 혼자 뿌려댄 고백들은 요상하지만 나를 자유롭게 하기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용기 내어 말을 해도 달라질 가망이 없는 것들, 어리숙한 나를 속였던 실체들, 늘 긴장을 놓지 못하는 기질에 또 내려앉았던 새털 같은 무게들, 기본적인 상식을 하지 않아 도리어 나를 부끄럽게 했던 빨간색의 횡포들.
그래서 나도 아무렇지 않은 듯. 산다.
나를 떠난 타인의 자유와 남은 내가 품게되는 자유. 그것들은 서로 너무나 멀고 시간을 품을수록 눅눅한 밀가루 같이 어둠 속에서 길을 찾기 위해서도 사용되지 않을 것이다.
내가 받은 굿 바이, 는 대답을 원하지 않지만 손가락으로는 말할 수 있다.
나는 너의 흑심에 대해 이제 자유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