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하게, 라는 말을 곰곰하고 꼼꼼하게 곱씹다보니 예쁜 것 같이 느껴진다.
발음은 같아도 다른 의미의 무사, 는 결연하듯이 어쩌면 어원의 어딘가에서는 교집합 같은 부분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상상도 해보고.
각자의 생에서 우리는 모두 무사, 다. 무거운 철갑 옷을 입고, 손에 들린 무기들만 다를뿐.
창을 막기 위한 방패를, 방패를 뚫어야 하는 창이나 화살을 가지고 다시 고향으로 복귀하는 무사를 바라는.
작가라면 펜이, 연주가라면 손가락이, 연극이라면 몸짓과 목소리가, 타투이스트라면 바늘이, 직장인이라면 책임감과 참을성이 무기겠지.
그러니.
우리는 무사해요. 무사하기로 해요. 그리고 가장 최전방에 있을 때, 두려워도 물러나지 말기로 해요. 등에도 화살이 박힐 수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