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올해 동치미는 엄마의 눈물이 더해져서
아버지
오늘은 하늘나라에서 뭐하고 계세요?
편안히 계시고 있겠지요?
그런데 엄마를 지켜주던 편안은
오늘도 자리를 비운 듯 해요
아침에 울면서 아버지가 보고 싶다고...
엄마의 흐느낌에 목이 메어
아무 말도 못 하고
속울음을 간신히 삼키며
지금 뭐 하고 있었냐고 물어봤어요
혼자서 동치미 담그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훌쩍훌쩍
듣고 있는 저도 속으로 훌쩍훌쩍
뒤뜰의 항아리들도 안주인의 흐느낌을
온몸으로 받아주고 있겠지요.
있잖아요 아버지
아무래도 올해 동치미는
엄마의 눈물이 더해져서
더욱더 짤 것 같네요.
그래도 아무 내색하지 않고 맛있게 먹을게요 아버지
다만 오늘 밤에는
아버지가 엄마 꿈속에 찾아가서
늘 앉아 계시던 아랫목에서
엄마 눈에 고여 있는 눈물과
구멍 뚫린 마음을
토닥토닥 해주셨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