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애도 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장 수집가 Nov 11. 2022

아무래도 올해 동치미는 엄마의 눈물이 더해져서


아버지

오늘은 하늘나라에서 뭐하고 계세요?

편안히 계시고 있겠지요?


그런데 엄마를 지켜주던 편안은

오늘도 자리를 비듯 해요


아침에 울면서 아버지가 보고 싶다고...

엄마의 흐느낌에 목이 메어

아무 말도 못 하고

속울음을 간신히 삼키며

지금 뭐 하고 있었냐고 물어봤어요


혼자서 동치미 담그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훌쩍훌쩍

듣고 있는 저도 속으로 훌쩍훌쩍


뒤뜰의 항아리들도 안주인의 흐느낌을

온몸으로 받아주고 있겠지요.


있잖아요 아버지

아무래도 올해 동치미는

 엄마의 눈물이 더해져서

더욱더 짤 것 같네요.


그래도 아무 내색하지 않고 맛있게 먹을게요 아버지


다만 오늘 밤에는

아버지가 엄마 꿈속에 찾아가서

늘 앉아 계시던 아랫목에서

엄마 눈에 고여 있는 눈물과

구멍 뚫린 마음을

토닥토닥 해주셨으면 좋겠네요.



매거진의 이전글 또 다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