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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애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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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장 수집가 Apr 22. 2023

불효녀의 부탁입니다.

아버지가 아프셨을때 정보를 얻기 위해 가입했던

환우회 카폐를 저는 아직도 탈퇴하지 않았어요.


탈퇴를 하게 되면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올리고

사람들과 주고 받았던

이야기들을 다시는 볼수가 없으니까요.


그 속에서는

환자인 당사자도

자의 보호자도

모두 내 가족처럼

걱정해주고

정보를 공유해주고 그랬으니까요.


자주는 아니더라도

아버지 생각이 들때마다

가끔

들어가 보고는 한답니다.


그런데

며칠전 방문했더니

그 사이에

몇분이

하늘나라로 길을 떠나셨더라고요.


글은 본인 닉네임으로 작성이 되었지만

보호자가

대신


아들입니다.

딸입니다.

부인입니다. 로

인사를 하면서

글을 올리곤  하지요.


그런데

그 글을 읽는 순간

저절로

눈물이 쏟아지는 걸까요?


흐르는 눈물과 함께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고


혼자 삶을 견디고 있는

엄마 생각이ㅡ나서

전화를 했어요.


어디 아픈데는 없냐는

나의 물음에

아버지 생각이.나서

마음이 아프다는

엄마의

대답이 돌아 오네요.


아...어쩌면 좋을까요.


안타까워도

아무것도 도움이 되어 드리지 못하는

딸은

전화를 끊고 나서

한참을 또 울고 말았어요.


아버지는

이런

엄마를 내려다 보고 계시려나요.


가끔 엄마 꿈에 찾아 가 주면 안될까요?


그리고

서둘러서

하늘나라로 따라올 생각 말고

아주 나중에

나중에

찾아오라고 말좀 해주세요.


자식인 우리보다

동반자였던

아버지의 말 한마디가

엄마에게는

확실한

마음 처방전이 되어 줄것 같아요.


길을 떠나신 아버지에게

맨날

부탁만 드려서

죄송합니다.


살아 생전에도

마음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던 불효녀였는데


하늘나라에

계신 지금까지도

계속

부탁만 하는 불효녀인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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