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요. 그 마중 나온 입들 좀 멈춰주면 안 되겠소?
너무하네
나는 지금 약속장소로 가기 위해
탄 지하철 속에 있다.
마침 자리가 났고,
운이 좋네 라는 혼잣말을 하면서
기분 좋게 가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그 기분은
다음 역에서 탄 연인으로 인하여
난감함으로 역전이 되고 말았다.
왜냐면
그 연인이
내 자리 앞에서
애정표현을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주위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는
그들과 눈이 딱 마주친 나는
도둑질이라도 하다가 들킨 것처럼,
당황한 시선을 발아래로 내리고 말았다.
그래.
이 순간만 지나면 되겠지.
응 그럴 거야.
하면서 고개를 올렸는데
아~~~
상황은 마침표가 찍히지 않은 채
현재 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또다시 당황한 나는
시선을 피해야만 했고
마음속으로 중얼중얼 혼잣말을
쏟아 내야만 했다.
저기요..
마중 나온 그 입들 좀 멈춰 주면 안 되겠소?
나는 잠도 안 와서 자는 척도 하기 싫고요.
일부러 눈을 감고 있기도 싫어요
노안이어서
스마트폰 글자가 잘 보이지도 않아서
억지로 보는 척하기 싫어요..
그대들의 모습을
이미 봐 버려서 못 본척할 수도 없고
그대들이 좀 참아주면 안 되는 건가요?
그래..
내 한 번이면
좋을 때다 하면서 그럴 수 있다고 합시다.
가는 내내 그러면 어쩌란 말이오.
너무하네. 정말 너무하네
그대들은 모르겠지만
결국
스마트폰으로
도망치듯
시선을 묻어야 했던
나의 눈에서
눈물이 줄줄 흘렀다오..
왜냐고요?
난 노안에
안구건조증으로
온갖 증상으로 인하여
저절로 눈물이
흐른단 말이오.
무너져 내린
내 눈의 평화를
내 마음의 평화를
돌려주시오..
돌려달란 말이오.
우리나라에서도 각종 대중교통예절과 관련한 캠페인이 지속되고 있다.
△백팩은 앞으로 돌려 메주세요
△음식물은 섭취하지 말아 주세요
△쩍벌남, 다꼬녀가 되지 말아 주세요
△승객이 내리고 나면 승차해 주세요
△고성으로 휴대폰 통화는 삼가 주세요
△임산부 배려석에는 앉지 말아 주세요
△애정행각 금지 등이다.
한국교통연구원 대중교통 예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