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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만 며칠째지만 끝내지 않으련다.

나이가 만들어 주는 야기들.

by 문장 수집가


한참 전부터 시작한 집안정리 겸 청소가 끝나지를 않는다. 첫날은 안방, 둘째날은 책장, 오늘은 큰아이방에서 먼지와 함께 뒹굴거리는 중이다.

집의 크기와 상관없이 나의 몸 놀림이 느려진 탓이기도 하고, 안방을 제외한 방주인들이 독립을 해서 서둘러 치워야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어렸적에는 회사에서 퇴근하면서 집으로 출근한다는 농담 섞인 진담을 많이 했었다.


현관에서 신발을 벗고 집으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아이들 방정리에, 식사 준비에, 청소에, 다음날 챙겨가야 하는 것들까지 끝도 없이 이어지던 제2의 업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그때는 안방으로 자러 들어가는 때가 비로소

안의 업무에서 퇴근하는 거였으니까.


그렇게 회사에서의 출근과 퇴근, 집안일에서의 출근과 퇴근이 영원히 반복 될것 같았는데, 이제는 회사에서의 업무도, 집에서의 일과도 예전에 비하면 역활의 무게감에서 많이 해방이 되고 있다.


아마도

무거움보다는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는것이리라.


그때는 회사에서의 야근도 힘겹고, 육아와 가사도 버겁고, 거기에서 발생되는 감정의 경계도 모호해서 공과 사가 섞이기도 했던것 같다.


그럼 지금은 어떤가?


이제는 그당시 수없이 생겨나고 사라졌던 희노애락들을 회상하고 즐거운 기억만을 추출하는 시간들이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기억이 조작이라도 된것일까? 아니면 삶에 대한 시선과 태도가 달라진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아이들이 크고, 독립을 하고, 집안일에서 출근과 퇴근이 촉박하지 않고, 내 마음대로 출.퇴근 시간 조정이 가능해서가 아닐까?


거기에 배달어플 또한 요리에서 벗어날수 있는 하나의 비상구가 되어주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나역시도 부모라는 역활, 엄마라는 역활, 주부라는 역활에서 조금은 독립을 해서일수도 있다.


며칠이 지나도록, 집안청소라는 업무는 뒷전으로 한채 여기서 뒹굴, 저기서 뒹굴거리면서 보낸 며칠이 천천히 느리게 저물어 가고 있다.


그렇게 내 마음속에 쌓여있던 부정적인 찌꺼기들도 함께 청소가 되 있는 것이리라.


그렇게 마음속 존재하는 나의 방들이

하나 둘 정리정돈이 되는 중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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