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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 작가님이 사라졌습니다.

by 문장 수집가

브런치 작가 신청과 승인 이후 브런치에서 보낸 안내문을 확인해 보았다.


돌연 작가님이 사라졌습니다. ㅠㅠ 기다리고 있는 독자들에게 작가님의 새 글 알림을 보내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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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나는 브런치에서 왜 사라졌을까? 브런치에서 사라진 이유를 백가지는 만들 수 있지만, 글들이 지면에서 자꾸 탈선을 일삼았고 쓰다 말다 반복하다가 결국 브런치에서 작가님이 사라졌습니다.라는 안내를 받게 된 것이다.


나는 2022년 2월에 브런치 작가 승인이 되었다. 그때는 글을 써야겠다는 이유보다 마음속에 가득 쌓여있는 아버지와의 시간들을 어느 곳이든 풀어내고 싶은 간절함이 커서 브런치에 문을 두드렸었다.


브런치 작가 승인 소식은 너무 좋기도 했고 너무 슬프기도 했다. 친정아버지가 21년 8월에 세상을 떠나셨고, 나는 그 마음을 추스르느라 매일 휘청거리고 있었기때문이다.


아버지가 떠나고, 나는 속에서 아우성치는 목소리들로 너무 힘겨웠다. 그래서 써야만 했다. 비상구가 필요했고 너무 간절했다. 아버지와 나누었던 말들이 사라지기 전에 꺼내야만 했다. 시한부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기에 아버지는 유언을 따로 남기지 않으셨다. 아니 남기지 못하셨다. 결국 살아생전의 말들이 모두 유언이었던 것이다.


두달정도 투병기를 작성하고,


그 이후로도 계속 도서관에서 죽음과 돌봄 관련된 책과 함께 살았다. 그러면서 서서히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종종 브런치에 그 감정을 애도 일기에 짧게 담기도 했다.


이제는 보통사람으로 보통사람들틈에서 보편적인 감정을 나누고 있는 중이고, 나누려고 애쓰는중이다.


블로그도 그렇고 브런치도 그렇고 글을 맛나게 쓰는 사람들을 보면 참 멋져 보인다. 글맛이 하루 아침의 결과는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나의 브런치는 잠을 계속 잘 것 같다. 그때는 브런치 작가 신청으로 글을 써야 하는 간절함이 있었고, 지금은 간절함이 부족한 것 같다. 그 핑계로 오늘 이렇게 한 페이지를 채우는 것으로 고해성사를 대신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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