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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애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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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장 수집가 Jul 17. 2024

커피믹스는 추억을 싣고 온다.

아버지 여기는 비가 오고 있어요.


그 핑계로

아버지가 제일 좋아하던  

믹스커피 한잔을

종이컵에 타서 마시고 있답니다.


그런데요.

 아버지가 살아 계셨을땐

커피를 마실때

내 기분이 먼져였는데


지금은 온통

믹스커피와 함께하던

수많은 모습의

아버지 생각이 먼져 드네요.


집앞 논밭의

 농작물을 바라보며 흐믓해하던  아버지


더운 여름날

물대신 시원한 믹스커피를 찾던 아버지.


손주 손녀의 재롱을 보면서

 함박웃음을 짓던 아버지


생일 선물로 선그라스를 받고는

너무나 좋아하던 아버지.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이면

대문앞에서 믹스커피를

즐기던 아버지.


수많은 아버지의 모습속에

 늘 함께있던 커피믹스 한잔에는

어떤 희노애락이 함께였을까요?


제 기억속에는

 늘 편안하고 행복해하시던

표정만 가득 담겨있는데


아마도 다른 감정들은

아버지의마음속 깊이 꽁꽁 숨겨둔채

우리들 앞에서는

편안한 모습만 보여주셨겠구나

하는 생각을 뒤늦게 해보았답니다.


오늘 역시도

믹스커피를 마시는동안

아버지의 웃는 모습만 잔뜩 떠올랐으니까요.


제.이기심일지 모르겠지만

커피믹스를 마실때마다

아버지의 푸근한 미소만

생각할것 같아요.


왜냐고요?


그래야

아버지를 만나는 날

아버지의 두 손을 꼭 잡고서

함박웃음을 지으며

커피믹스를

아주 달고 맛나게 먹을수 있을것 같아요.


물론

이세상에서 모아둔

따듯한 이야기와

커피믹스에 사랑을

잔뜩 싣고 갈거니까


그곳에서

편안히 계시기를 바랄께요. 아버지


아버지

사랑합니다. 영원히. 영원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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