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격

by 나현수

인연이란 건 인력이 발생한 일일 테다.

머언 곳이라 느끼지 못한 끌림이

기어코 다가와 만나게 되는

기적이라 부를 수 있는 일일 테다.


그러나 우리가 만나 쌓는 시간들이

오랜 갈증을 채워버리면

이후 갈증이 다 채워진 우리는

무엇으로 만나야 할까?


촉촉한 대지에 필요한 건

계속되는 비가 아닐 테다.

서로의 마음이 자라는 조건도

계속되는 기쁨은 아닐 테다.


가끔 건조해져도 괜찮다는 믿음

식물이 자랄 때 계속되는 비가

식물을 죽이 듯

가끔 건조해진 마음이

우리들의 꽃을 피우는 과정임을

나는 믿고 있다.


그러니 조급해 하지 않는다.

불안해하지도 않는다.


오직 해야 하는 건

우리의 씨앗을 방치하지 않는 일.


계속되는 비도

가문 마음도 아닌

씨앗을 피어낼 수 있는 사이

그 간격에서 서로를 이해하는 일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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